경제·금융 정책

또 체면 구긴 김중수… 갈수록 힘 빠지네

이달 금리인하 때 반대표는 한은총재 추천 문우식 위원<br>28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br>총재와 의견 달리해 파장<br>'청와대서 임원인사 제동' 설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경제 DB

기준금리 인하가 6대1로 결정된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반대 1표를 던진 사람은 문우식 금통위원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추천한 금통위원이다.

통상 총재와 의견을 함께 하는 한은 추천 금통위원이 다른 의견을 개진함에 따라 김 총재는 또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고 리더십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28일 오후4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9일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한다.

27일 정부ㆍ금융계 등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팽팽한 표 대결이 있었던 9일 금통위에서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것은 문우식 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재가 "한 명의 소수의견이 있었고 총재는 소수의견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한 명이 누구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다.


당초 시장과 언론은 금리인하 반대의견을 강하게 주장해온 임승태 위원을 동결표를 던진 당사자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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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임 위원이 금리동결에서 인하로 돌아서면서 4대3으로 금리인하가 결정되게 생기자 김 총재와 박원식 부총재가 다수의견으로 합류했고 결국 문 위원만 금리동결 편에 '남겨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이 28일 한은 의사록에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한은 총재의 금리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3표'에서 '2표'로 사실상 줄어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총재의 금통위에 대한 영향력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한은 임원인사를 청와대가 인사검증 단계에서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총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태다. 지난달 김종화 부총재보가 금융결제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이달 중순엔 장세근 부총재보가 퇴임하면서 현재 한은 부총재보 자리는 다섯 자리 중 두 자리가 비어 있다.

당초 한은에서는 후보 두 명을 추천해서 청와대에 올렸지만 청와대는 다른 인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총재는 국실장회의에서 임원인사에 대해 "시간을 갖고 하겠다"고 밝혀 인사공백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때늦은 금리인하 결정과 한은 내부직원의 금리인하에 대한 공개적 비판에 이어 한은 총재의 가장 막강한 권력인 금통위 주도권과 인사권까지 흔들리면서 내년 4월까지 임기가 1년도 채 안 남은 김 총재의 레임덕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등으로 전세계 중앙은행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은은 오히려 인사나 차기 총재 같은 집안 문제와 정치적 이슈에 함몰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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