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최대주주인 소버린이 SK㈜ 경영진에 “글로벌과의 관계를 끊고 독자노선을 걸으라”며 글로벌 지원 또는 협력에 강력제동을 걸었다. 반면 SK그룹은 “글로벌 정상화가 SK㈜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논리로 소버린을 설득할 방침이다.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마저 SK글로벌에 대한 SK그룹의 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부실기업 회생을 놓고 외국계 대주주와 채권단이 정면 충돌하는 사상초유의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원 차단 VS 회생 협력= 소버린은 SK㈜의 주주가치가 SK글로벌 사태와 이에 대한 지원 논의 등으로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판단이다.
제임스 피터 소버린 수석운영담당임원(COO)은 “향후 수주일 내에 `계열사와의 거래에 관한 기업지배구조 장전` 을 SK㈜ 경영진과 협의해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제도적 틀을 마련, `글로벌 지원 차단`을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소버린과 거래관계를 맺어온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 역시 “글로벌이 청산돼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모든 관계를 끊는 것이 장기적으로 SK㈜의 실적 및 주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소버린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글로벌 정상화가 SK㈜의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노종 SK 구조조정본부 전무는“SK㈜ 주주이익에 합치되는 방향은 글로벌이 정상화돼 영업력을 보존하는 것임을 소버린이 이해하기 바란다”면서 “소버린과 대화를 통해 이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버린-채권단 정면충돌(?)= 채권단은 소버린의 입장이 사실상 SK가 글로벌에 대한 모든 지원이나 협력을 끊어야 한다는 뜻으로 파악, 아예 무시하겠다는 자세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글로벌에 대한 책임회피시 채권단 대응방안 등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방안을 마련, 회사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은 소버린의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고 있지 못해 구체적으로 SK㈜를 압박하는 방안은 당분간 고려치 않기로 했다. 결국 채권단은 이번주말이나 내주초께 SK㈜와 협상테이블에 앉아 그룹차원에서의 지원 여부 등 SK글로벌 회생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합의를 하겠다는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도 채권단은 글로벌 처리 문제를 놓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소버린과 SK사이에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사태의 고비마다 소버린이 등장해 SK그룹차원의 자구계획안 제출을 막고 있다”며 “글로벌 처리에 SK가 책임 및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버린과 상당한 사전협의를 거친 것 같다”고 말했다.
<손철,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