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2㎝ 높여야… 스윙은 평소대로, 맞바람 불땐 티 낮게
우승을 하거나 성적을 잘 내면 늘 받는 질문이 있다. “키가 작은데 어떻게 그렇게 볼을 잘 치는가”라는 것이다. 사실 내 골프의 요체는 정확성이다. 드라이브 샷에서부터 웨지, 퍼팅에 이르기까지 정확성이 없다면 지금까지처럼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골프장의 전장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비거리를 늘리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 그래서 올 시즌 초부터 스윙 교정을 받으며 정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거리를 늘이는 방법을 찾았다. 아직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해 앞으로는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스윙 외에 간단한 요령으로 거리를 늘리는 방법도 터득했다. 미국 투어는 대회 출전 기간이 길기 때문에 단기간에 스윙을 교정하기 힘들어 사용하게 된 것인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 방법은 바로 티의 높이를 2cm정도만 높여 주는 것. 어퍼블로로, 즉 클럽 헤드가 스윙 궤도 상에서 올라가면서 볼을 맞추기 때문에 볼이 날아 오르는 각도가 좀더 커지고 허공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거리가 10야드쯤은 늘어나는 것 같다.
거리를 늘린다고 스윙을 세게 하면서 임팩트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용을 쓰는 골퍼들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십중팔구 슬라이스나 훅이 난다. 제대로 잘 맞으면 거리를 늘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샷은 몸을 다치기도 쉬우니 그냥 티를 좀 높이고 평소 스윙 리듬과 궤도대로 클럽을 휘둘러 보라. 이 샷은 특히 뒤에서 바람이 불 때 유용하다. 높이 뜬 볼이 20야드 이상 더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맞바람이 불 때는 역효과가 나므로 시도하지 않는다. 맞바람에서는 티를 낮게 꽂고 탄도를 죽이는 펀치 샷을 쳐야 비거리가 덜 줄어든다.
또 거리보다 방향성, 즉 정확도를 중시하는 티 샷을 날려야 하는 경우도 티를 약간 낮게 꽂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하면 스윙이 최하점에 다다르기 직전에 볼이 헤드에 맞아 볼의 탄도는 약간 낮고 날카로워지면서 방향의 흐트러짐이 작다.
한편 티를 높게, 혹은 낮게 꽂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는 점이다. 티 높이가 달라졌다는 것을 의식하면 스윙이 달라진다. 티 높이 조절의 성공 포인트는 스윙을 평소와 똑같이 하는 것이다. 만약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티 높이를 높였는데 불안감을 느끼면 볼이 좀더 목표쪽으로 놓이도록 스탠스를 조정한다. 볼이 조금 더 왼쪽에 놓이도록 하는 것. 차분한 마음으로 부드럽게 스윙하는 것, 이것이 성공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