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구촌CEO 희비 2제] 컴팩 경영진 사업부진으로 쫓겨나

세계 최대 컴퓨터 메이커인 컴팩 컴퓨터의 에커드 파이퍼 최고경영자(CEO·57)가 사업 부진을 이유로 내세운 이사회의 압력으로 인해 18일 돌연 사임, 파장이 일고 있다. 컴팩 이사회는 이어 최고 재정책임자(CFO)인 얼 메이슨까지 사임토록 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알려져 업계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벤자민 로젠 컴팩 회장은 자신이 임시 CEO를 대행할 방침으로 밝혔다. 로젠 회장은 파이퍼가 2년전부터 디지털 이큅먼트(DEC)와 탠뎀 컴퓨터 등을 인수하는 공격적 경영을 펼쳤으나 인수 후 기업간 문화 차이로 잡음이 새어나오고 경영이 오히려 악화돼 결국 사임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퍼는 DEC와 텐뎀 인수를 통해 컴팩을 IBM이나 휴렛 패커드 같은 초대형업체로 키우려는 야심을 보였다. 그러나 인수후 중복업무 증가에다 인원이 되레 늘면서 비용만 증가하는 등 예상과는 엇나가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델 컴퓨터가 600달러 미만의 저가 컴퓨터 부문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안 내부 싸움에 지리멸렬, 1위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컴팩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던 대형 서버 컴퓨터 부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98년도 서버 컴퓨터 수입은 전년도보다 22% 하락한, 29억달러에 그쳤다. 파이퍼와 메이슨을 몰아내는 직접적 요인은 최근 발표된 1·4분기 실적. 컴팩은 1·4분기에 2억5,000만달러에 불과한 수익을 기록, 월가의 예상치 절반에도 달하지 못하는 부진을 나타냈다. 컴팩의 후임 회장직 후보 선정업무를 맡은 헤드헌터 업체 「하이드릭 & 스트러클」사는 리차드 벨루조 실리콘 그래픽스 회장, 리차드 노트바에트 아메리텍 대표 등이 차기 컴팩 회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잭 웰치 GE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제임스 맥너니도 지명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가는『이번의 깜짝스런 사임 소동은 그동안 컴팩사 내부에 싸여있던 문제점을 확연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신임 회장은 DEC, 텐뎀 등과의 관계를 확실히 재정립하는 등 전반적인 경영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른 컴퓨터 업체들은 이번 인사가 미칠 파장을 놓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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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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