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박성기 대표 "기업 막걸리 시장 진출은 지방 특유 맛 사라지게 할것"

막걸리제조자協사무국장 박성기 우리술 대표


"대기업들의 막걸리시장 진출은 자칫 막걸리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중소업체를 고사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중소 막걸리업체들이 결성한 한국막걸리제조자협회의 사무국장을 맡은 박성기(44·사진)우리술 대표는 "대기업주도의 대량생산은 막걸리 맛을 획일화시켜 결국 지방마다 각기 다른 막걸리의 특색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막걸리제조자협회는 대기업 진출에 위기감을 느낀 전국 22개 막걸리업체 대표들이 중소업체의 권익보호를 위해 최근 결성한 이익단체. 하명희 이동주조 대표가 초대회장을 맡았으며 배혜정누룩도가, 양양주조, 세종탁주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양조업체들이 참여했다. 전국 막걸리업체는 줄잡아 700여곳에 달해 막걸리 제조 및 판매 종사자만 1만여명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에게 대기업의 진입은 위협적이다. 이에 따라 막걸리제조자협회는 앞으로 회원사를 늘리고, 회원들을 각 업체 대표들만으로 구성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시장활성화와 쌀 소비촉진 차원에서 대기업의 진출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 "하지만 사실상 정형화된 맛으로 전국적 유통망을 통해 대기업의 막걸리가 지방 구석구석까지 장악할 경우 시장이 심각하게 왜곡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일본 사케나 프랑스 와인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상품의 다양성과 소규모 양조장들을 보호·육성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막걸리 판매지역이 자율화된 이후 이제 겨우 막걸리산업이 정상적인 성장궤도를 밟게 됐는데 대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난관에 부딪쳤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막걸리 시장은 전국적 붐에 힘입어 전년대비 40%이상 늘어난 4,000억원대에 달했으며 올해 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협회는 오는 22일 서울에서 전국규모의 막걸리 제조자 회의를 열고 지역 막걸리업체간 협력방안과 대기업 진입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회의결과와 입장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대기업들에 자제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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