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대통령 첫 국회연설/이모저모] 원고없는 내용 불쑥 거론

○…노무현 대통령이 2일 국회연설에서 원고에 없는 내용을 불쑥 거론, 논란을 낳았다. 노대통령은 이날 연설서두에 마이크를 잡자 마자 “운이 좋은 대통령이었다면 보다 많은 의원들을 여당으로 모시고 연설을 했을텐데…”라고 말했다. 이는 여소야대 국회 가 다소 불만스럽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순간 한나라당 의석은 술렁거렸다. 노대통령은 또 정치사찰이 없을 것이란 대목에서도 기존 원고에 없던 “도청도 없을 것입니다”란 대목을 넣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특유의 즉흥 화법에서 비롯된 것이지 만 일부에선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연설문 35쪽 분량 가운데 5쪽 이상에 걸쳐 언론개혁을 역설하고 연설 말미에 무려 5분이 넘게 KBS 서동구 사장 인선 배경을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언론은 견제 받지 않는 또 하나의 권력으로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위험하고 더욱이 몇몇 언론사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한 뒤 `족벌언론의 횡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잘못된 언론관행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KBS 서동구 사장 인선과 관련 노 대통령은 “여러 사람을 추천받았지만 각기 자기 할 일이 있는 사람이어서 고심 끝에 서동구씨에게도 `당신이 해보십시요`라고 권했다”면서 “하지만 노조와 시민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해서 이사회에 이들의 의견을 감안해 달라고 했으나 이사회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의원들은 대체로 조용히 의석에 앉아서 연설내용을 경청했다. 특히 이날 파병안 국회처리를 둘러싼 국론분열 등 국민들의 무거운 분위기를 반영, 대통령의 국회연설 치고 이례적으로 연설도중 의원들의 박수가 한번도 없었다. 다만 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여야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보냈다. 40여분간 연설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은 퇴장하면서 의석 맨 앞줄과 중앙 통로 주변에 앉은 의원들과 악수했고 도중에 “한나라당 하고만 악수를 하게 되네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관련기사



임동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