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아프리카에 태극기를

노무현 대통령이 8박9일 일정으로 이집트ㆍ나이지리아ㆍ알제리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이다. 지난 82년 이후 24년 만에 이뤄진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세계 각국으로의 외교적 다변화를 꾀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순방 대상국이 석유와 광물을 비롯한 천연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자원외교의 전방위 확대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 순방은 또 에너지, 경제개발 및 사회ㆍ보건 분야 등에서 이들 국가와 실질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고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전기도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순방은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에 본격적으로 태극기를 휘날리게 하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세계 각국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자원 확보를 위해 국가원수를 앞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ㆍ러시아는 물론,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자원 선점 기세가 특히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2004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아프리카 방문을 시작으로 부총리ㆍ상무위원ㆍ외교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수시로 아프리카를 드나들며 아프리카 지역 내 자원 확보에 전력을 쏟았다. 이 때문에 자원개발의 미개척지인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자원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적 ‘러브콜’을 받으면서 치열한 자원 선점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대통령의 첫번째 순방국인 이집트는 아프리카 5위의 석유 매장량과 3위의 가스 매장량을 가진 전통적인 자원 부국이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2위의 산유국일 뿐 아니라 광물자원도 풍부해 특수산업용 원료에 사용되는 탄탈륨과 니오븀 같은 전략 광물의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거대 산유국인 알제리 역시 금은제련ㆍ수은전지ㆍ온도계 등에 널리 사용되는 수은 부존량에서 세계 3위를 자랑한다. 이밖에도 알제리는 중정석 세계 5위, 인산염 세계 6위의 매장량을 기록할 만큼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은 성공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도입선 다변화와 해외자원 확보의 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경제 후진국인 나이지리아는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극빈층으로 플랜트 건설 등의 경제원조 확대를 바탕으로 충분히 양국의 자원개발협력 방안을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기술과 자본이 뛰어난 우리와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나이지리아가 윈-윈 협력관계를 더욱더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순방에도 공기업을 비롯해 자원 관련 국내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통령을 수행하며 아프리카로 총출동했다. 자원외교를 통해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 루트를 다변화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다시 한번 반영된 것이다. 전세계 각지로 해외자원개발 루트를 넓히고 있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역시 연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해외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아프리카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번 순방에서 광진공은 나이지리아ㆍ알제리 국가의 광업 관련 기관들과 자원협력 및 정보 교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자원개발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광진공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기술진을 파견해 자원공동개발에 관한 실무 협의에 착수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원자재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원 부존국의 콧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자원 확보는 국가수반이 나서지 않으면 실리를 챙기기가 쉽지 않은 게 국제사회의 현실이다. 민ㆍ관ㆍ공이 협력해 대통령의 자원외교가 뿌려놓은 씨앗을 훌륭한 열매로 키워나가야 자원전쟁시대에 승자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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