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기 ECB 총재 인선 구도 안갯속

베버 총재 돌연 불출마.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1순위로 거론됐던 막스 베버(사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ECB 총재 인선 구도가 안갯속에 휩싸였다. 장 클로드 트리셰 현 ECB 총재의 임기가 오는 10월말로 끝나는 만큼 베버 총재의 사임을 계기로 차기 ECB 총재직을 누가 거머쥘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년간 분데스방크를 이끌어 온 베버 총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임기 종료를 채우지 않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B 총재 경선에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만이 도전할 수 있어 베버 총재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총재직을 내려놓을 경우 사실상 후보 경선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통신은 베버 총재가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2013년 임기가 만료되는 요제프 아커만 현 회장을 대체할 인물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유로존의 ‘맏형’ 격인 독일은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원국들과 자주 대립각을 세워온 터라 역내 파워게임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위해서 베버 총리가 반드시 차기 ECB 총재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버 총재가 사실상 경선에서 퇴장함에 따라 유로존 총재직을 놓고 각국 중앙은행의 물밑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CB 총재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베버 총재의 강력한 맞수였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다. 다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잇단 성추문으로 휘청거리고 있어 드라기 총재를 밀어줄 지 미지수다. 이 밖에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은 에르키 리카넨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 이브 메르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 등이다. 비상이 걸린 독일에서는 클라우스 레글링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운용책임자, 위르겐 스타그 ECB이사등을 차기 총재감으로 밀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베버 총재를 끝까지 설득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편 헤르만 반 롬푸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11일 EU정상회의를 소집해 ECB 총재 인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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