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페인 카탈루냐주 '독립' 주민투표에 200만명 참여

스페인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9일(현지시간) 카탈루냐주 전역에서 분리독립 의견을 묻는 비공식 주민투표가 강행됐다.


AFP통신은 마감 2시간 전인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10일 오전 2시)까지 197만7,531명이 투표했다고 전했다. 조안나 오르테가 카탈루냐주 부(副)주지사는 공식적인 선거인 명부가 없어 투표율을 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으나 다른 당국자는 16세 이상의 주민과 거주 외국인 등 총 유권자가 540만 명이라고 밝혔다. 투표장을 찾은 한 16세 학생은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요구해온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며 “비록 공식투표는 아니지만 중앙정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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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급 학교와 마을회관 등에는 전날 투표함이 설치됐으며 자원봉사자 4만1,000여 명이 투표 진행을 맡았다.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투표 시행에 앞장선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도 오전 일찍 바르셀로나에서 투표를 마쳤다. 마스 주지사는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엄청난 어려움에도 11월 9일 우리는 여기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공식적인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할 권리가 있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주정부가 지난 9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시행법을 통과시키자 사흘 뒤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카탈루냐주는 공식 투표 대신 비공식 투표로 방향을 전환했으나 헌재는 이마저도 중앙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보류했다. 이 때문에 카탈루냐주가 투표를 강행했음에도 이번 투표결과가 중앙정부에 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전날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것은 국민투표도, 협의도 아니며 그것과 비슷한 어떤 것도 아니다”라며 “확실한 것은 그것이 어떤 효력도 지니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검찰은 카탈루냐 주정부가 헌재 결정을 어기고 투표소를 개설하고 주민들에게 투표 홍보물을 보내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는 이날 낮까지 투표와 관련된 찬성·반대파 간의 큰 충돌은 없었으나 몇몇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히로나 지역의 투표소에 침입해 투표함을 손상하고 불특정 다수에 부상을 입힌 혐의로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는 10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경제적으로도 가장 앞서 있을 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향토문화, 언어, 역사가 다르다는 자긍심이 높아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곧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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