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계대출 ‘자영업 대출’ 위장 극성

정부가 가계대출을 강력히 억제하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을 자영업자대출로 둔갑시켜 대출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편법을 저지르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은 자영업자대출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비율을 최고 100%까지 적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대출 브로커들과 짜고 주택담보대출을 원하는 개인들에게 자영업자 대출을 알선해 주는 `위장대출` 까지 동원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총 197조9,000억원으로 올들어 6조원이나 늘어나는 `이상급증` 현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동안 가계대출은 2,700억원 감소했고 대기업 대출은 7,500억원 밖에 늘지 않았다.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22조원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에 쏟았다. 중소기업 대출이 이처럼 급팽창한 것은 가계대출이 억제되자 은행들이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은 사실상 개인대출과 성격이 유사하지만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데다 가계대출마저 막히다 보니 자영업자들에게 경쟁적으로 자금을 퍼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 대출의 경우 대부분 재무제표 등 객관적인 신용평가자료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가계대출 못지않게 부실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일부은행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진우,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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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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