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회사 마쓰다는 중국에 진출할 당시 일본 브랜드명 宋田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宋田 발음이 죽음을 의미하는 송티엔(送天)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중국어로 마쓰다에 가장 가깝게 들리는 馬自達로 개명했다. 초코파이로 유명한 한국의 오리온제과 역시 중국 진출 초기에 동양(東洋)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일본을 비하해 부르는 말로 쓰인다는 것을 알고 오리온과 발음도 비슷하고 뜻도 좋은 친구라는 뜻의 好麗友(하오리여우)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50대 기업 가운데 원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는 반면 한국기업의 56%는 원래 브랜드와 사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에서 쓰던 한자 브랜드를 그대로 중국에서 쓸 경우 부정적인 의미나 어감을 내포하는 경우가 많아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4일 ‘한국기업의 중국 현지화 전략-브랜드 네이밍을 중심으로’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 기업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에게 더욱 호소력을 지닐 수 있는 중문(中文)식 브랜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50대 기업의 34%가 음역을 통해 한자식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말보로(Malboro)의 경우 만보로(万寶路ㆍ완바오루)로 정했다. 의역을 활용한 기업도 28%에 달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작고 부드럽다는 뜻의 미연(微軟ㆍ웨이란)을 브랜드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경우 삼성전자(三星電子)처럼 한자식 이름을 그대로 쓰거나 SK처럼 영문 브랜드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56%에 달했다. 하이닉스반도체(海力思半導體ㆍ하이리시빤따오띠)처럼 의역과 음역을 섞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경우가 22%였으며 의역과 음역이 각각 12% 및 8%에 달했다.
김희영 연구원은 “중국에서 브랜드를 정할 때는 현지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어감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현지인을 통해 확인 작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문 브랜드를 정할 때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 ▦뜻ㆍ소리ㆍ이미지를 함께 고려 ▦품목에 어울리는 한자와 이미지 활용 ▦국내에서 쓰던 한자명을 고집하지 말 것 ▦금기시하는 단어와 이미지 사용에 유의 ▦중국시장에서 이미 강하게 인식된 브랜드는 개명하지 말 것 ▦중국 현지인의 확인 작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