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노화의 주원인은 햇볕(자외선)에 의한 모세혈관 감소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진호(피부과) 교수팀은 젊은 사람의 피부와 나이 든 사람의 피부, 같은 사람이라도 햇볕을 많이 받은 부위와 그렇지 않은 곳은 모세혈관의 크기와 숫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피부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Archives of Dermat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정 교수팀은 20~80대까지 3명씩 총 21명과, 같은 사람이라도 햇볕을 많이 받은 얼굴과 그렇지 않은 엉덩이 부위를 비교ㆍ분석했다. 그 결과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엉덩이 피부는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에 비해 모세혈관의 크기가 작아져(20~30대에 비해 70대 이후에도 30% 이상 혈관 크기가 감소) 있었다.
같은 사람이라도 햇볕을 많이 쬔 얼굴은 그렇지 않은 엉덩이 피부에 비해 혈관의 크기가 작아져 있는 것(혈관 크기는 20~30대에 비해 40~60대는 31%, 70대 이상은 45%가 감소)은 물론, 혈관 숫자도 감소(20~30대에 비해 70대는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세혈관이 줄어든 부위는 피부의 파괴가 심하게 일어나는 표피(겉 피부) 바로 아래의 진피 위쪽에 집중됐다.
정 교수는 “햇볕을 많이 받은 얼굴은 혈관 크기 뿐만 아니라 혈관 수도 감소했으나 햇볕을 많이 쬐지 않은 엉덩이는 혈관 크기만 감소했고 혈관 숫자는 변화가 없었다”면서 “따라서 햇볕에 의한 피부노화는 혈관 숫자가 작아지는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햇볕에 장기간 노출된 피부는 모세혈관의 크기와 숫자가 감소해 피부에 각종 영양분과 산소 운반기능을 떨어지게 한다”면서 “레티놀 등 주름살 개선제를 사용할 경우 감소된 혈관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한국인 피부노화의 특성, 햇볕에 의한 노화 발생기전 등에 대한 연구로 국제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발표한 피부노화 분야의 권위자이다.
<상영기자 sane@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