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와 같은 아시아권 단일 통화의 창설을 주창해온 홍콩 금융관리국의 조셉 얌(任志剛.57) 총재는 이 같은 목표가 너무나 멀리 있어 생전에 이의 실현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다우존스가 22일 보도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금융관리국을 이끌고 있는 얌 총재는 이날 한 금융회의 연설에서 "아시아는 금융통합을 이룰 준비가 안돼 있다"며 이 같이 말한 것으로 다우존스는 전했다.
얌 총재는 그러나 유럽의 단일통화 실현에 50년이 걸렸음을 지적하며, "우리가 금융통합에 대한 협상을 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얌 총재는 아시아권의 통화 통합이 이 지역 금융시장의 불안을 막고 개방을 촉진할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해왔으나 아시아 각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수준 등이 너무나 달라 유럽보다도 경제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치 체제도 공산독재로부터 다당제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다 각국이 한결같이 지역 기관에 대한 권한 이양을 꺼려 단일 중앙은행 창설은 물론 통화통합이 한층 어려울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1997-98년 금융위기 이후 이른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통해 상호 여신을 허용하는 등 협력확대에 나섰으나 "이를 금융통합을 향한 노력에견주어 말할 수는 없으며" 아직 아시아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금융통합 논의는 전혀없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유로화의 창설은 서로 다른 경제, 정치, 문화적 전통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 효과적인 금융통합이 자발적이고 협력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다른 길들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