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고위관리와 미국 인사들의 방북을 잇따라 추진하는 등 '초청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도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러시아로 급파하는 등 대응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10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의 초청으로 조만간 북한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미국 전문가 여러 명을 불러들였고 그 과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리처드슨 주지사 초청은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초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을 초청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과 스탠퍼드대 존 루이스 교수를 불러들였다.
중국 고위급 관리도 상당수 평양을 찾았다. 중국 외교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9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면담 자리에는 북중 외교실세 대다수가 총출동해 머리를 맞댔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엔 제재 국면을 탈피하고 연평도 포격으로 한층 경색된 대미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리처드슨 주지사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 관리 초청은 북중 공조를 바탕으로 한 대미 메시지의 사전 형식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 본부장이 다음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차관을 만난다. 그는 이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방한하는 성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도 오는 16일 회동한다.
정부는 조만간 중국 측에서 다이 국무위원과 김 위원장 면담에 대한 '디브리핑(사후설명)'을 받고 회담 내용을 분석할 방침이다.
한편 외교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대 중국 외교역량 강화사업 예산이 30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3억9,000만원에서 무려 6.7배 늘어난 액수다. 외교부는 또 현재 동북아시아국 산하의 중국과를 현재 1개에서 2개로 확대하고 중국의 국내 정세와 대외관계 등을 신속히 파악하는 '중국분석팀'을 만들어 정책에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