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그룹 ‘아이디어맨’/젊은 사원들과 어울리며 신사고 창출/‘일할 환경 만들기’ 종업원만족 세심히/2005년 의약·정밀화학분야 매출 2조5천억 “야심”『최고경영자는 모든 분야를 두루 내다볼 수 있는 팔방미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의약·정밀화학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박영구대표의 경영관은 이렇다. 그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며 종업원만족에 힘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표는 그래서인지 나이(55세)에 맞지 않게 신세대의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사원들의 하계 휴양소를 찾아가 수영복 차림으로 함께 어울리거나 현장에 불쑥 나타나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한다. 컴퓨터는 매니아수준이다. 출장갈 때는 노트북컴퓨터를 들고가 결재하고 삼성그룹내 통신망인 「싱글」로 부서장들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재촉하기도 한다.
『회사의 주역은 소수의 경영층이 아니라 다수의 젊은층입니다. 문화가 틀리다고 이들에게 무조건 우리를 닮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 속으로 파고들어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지요』라고 말하는 박대표의 얼굴에서 신세대다운(?) 모습을 엿볼수 있다.
박대표의 이런 경영스타일은 그의 전력을 알고나면 금방 이해가 된다. 지난 66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호텔신라, 삼성물산등을 거치면서 그가 맡은 업무는 그룹내 신규사업을 담당하는 기획업무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그룹의 전자사업진출을 위한 프로젝트팀으로 뽑혀 삼성전자와 삼성전관의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호텔신라의 설립과 정보통신사업의 진출에도 참여하는등 그룹의 굵직한 사업은 모두 박대표의 손을 거쳤다.
이런 경력으로 그는 그룹내에서 「아이디어맨」 「기인」 등의 별명을 얻었다. 업무 성격상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했고 이를위해 사고방식은 나이나 신분을 뛰어넘어 언제나 자유분방해야했다.
그는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그룹사 사원들 책상에 가족사진 걸어두기 운동이나 사장, 중역진의 부재중임을 번호로 나타내는 장치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기획력이 강한 박대표의 이런 장기는 올초 삼성정밀화학의 대표를 맡은 후에는 더욱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한계에 달한 비료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준비중인 삼성정밀화학은 새로 출범하는 회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대표은 정밀화학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의약과 정밀화학으로 설정하고 이 사업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넓혀 오는 2005년에는 매출액 2조5천억원의 의약·정밀화학 전문업체로 키워낸다는 계획을 마련중이다. 이를위해 그는 첨단기술을 가진 미국의 벤처기업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한방의 신약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대표는 이처럼 바쁜 업무로 항상 시간에 쫓기지만 골프와 수영, 보디빌딩등 스포츠를 매우 즐긴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으로 땀을 흠뻑 쏟은뒤 출근한다. 골프는 핸디 12정도.
『경영자가 건강해야 회사도 건강하다』고 말하는 박대표는 『삼성정밀화학도 더욱 건강한 회사로 키워내겠다』고 자신했다.<민병호 기자>
□약력
▲42년 충남 예산출생
▲67년 서울대 상학과졸
▲79년 호텔신라이사
▲84년 제일제당 곡물사업부상무
▲90년 〃 식품사업부전무
▲95년 삼성물산 대표이사부사장
▲96년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