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2일] 멕시코만 펠리컨의 검은 눈물

미국에서 발생한 멕시코만 기름 유출사고가 벌써 넉 달째 계속되면서 환경재앙이 우려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펠리컨ㆍ흰물떼새ㆍ바다거북 등이 기름 범벅이 된 채 생사를 다투고 있고 대한민국 면적에 육박하는 기름띠가 바다를 둥둥 떠다니며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나라도 온 국민이 태안 앞바다 살리기에 매달렸던 기억이 생생한 터라 안타까움은 더 크다.

바야흐로 기업의 윤리적 책임이 한 기업의 생존을 넘어 지구의 환경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기업의 윤리적 책임은 과거에는 기업가의 선의이며 선택적 요소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고객의 신뢰 획득과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반과 기초공사가 약한 건물의 수명은 길지 않듯 '윤리경영'을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에 미래는 없다.


방폐물관리사업도 국민의 신뢰 확보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윤리경영에 힘쓰고 있다. 우리 공단이 투명하고 윤리적인 모습을 지역주민이나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제시하는 비전이나 약속들은 무의미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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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의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주변 건물의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로 작고 사소한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어느 날 커다란 사고와 범죄로 돌아온다. 때문에 기업 경영에 있어 윤리경영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돼야 한다.

우리 공단도 청렴과 부패 방지를 개개인의 양심 문제에 맡기기보다는 작업환경에서 생활화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되도록 애쓰고 있다. 방폐물관리와 관련해 경주 방폐장 외부에 환경방사선감시기 6대와 전광판을 설치해 인근 주민들이 방사선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애초에 조작이나 은폐의 여지가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에도 방폐장 공사현장 공정률, 건설현장 사진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ERP 등 회계ㆍ정보기술(IT) 기법을 통해 부적정 업무처리를 초기에 차단하고 비리 발생요소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해 구매·계약부서 간부는 수시로 보직이동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 기관과 투명경영 협약을 맺어 적극적인 상호 진단과 부패 방지 아이디어 교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원유 유출사고 책임당사자인 영국 석유업체 BP가 대규모 집단소송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수산업 타격으로 지역주민들의 씀씀이가 줄었다며 택시 운전사, 배관공, 음식점 종사자들까지 소송에 동참했다고 한다. 방폐물관리 전담기관으로서 윤리경영의 각오를 다시 한번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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