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야바위 게임

증권부 정명수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에서 발간한 「시세조종 사건의 조사기법」이란 책에는 야바위 게임(SHELL GAMES)이라는 작전의 유형이 나온다. 야바위 게임은 기업 주가를 끌어올릴 브로커를 정하면서 시작된다. 이 브로커는 기업의 가치와 제품에 대해 과대선전을 한다. 다른 작전팀들은 거래량을 늘려 매수호가를 올린다. 시장가격이 고조에 달하면 내부자들은 보유주식을 판다. 이른바 상투에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작전에 휘말려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이 야바위 게임은 반드시 그럴듯한 제품개발, 엄청난 계약 등 호재성 재료가 필요하다. 미국 SEC는 그래서 야바위 게임을 하는 작전세력을 잡기위해 「제품이나 라인을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주가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모조품은 아닌지,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또 주식의 가격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뉴스」거리가 될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 살피고 그 뉴스를 추적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주식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그린스펀 의장은 「인터넷 주식 버블론」을 들고 나와 미국 증시에 경고를 보냈다. 국내에서도 해외증시 동조화 현상때문인지 일부 인터넷 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다른 것은 국내에서는 그린스펀처럼 책임있는 당국자가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 뿐이다. 최근 인터넷 관련기업들이 그럴듯한 제품을 만들지도 않고 엄청난 계약을 한 것도 아닌데 증시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인터넷 산업은 새로운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기업 주가 움직임을 기존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증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 반드시 수익성이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재료나 뉴스만 갖고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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