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동법 개정/이상수 국회의원(로터리)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 발표 후 노사는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노동계가 총파업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재계는 이에 맞서 정면대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노사 모두가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생각하고 산업현장은 물론 사회전체를 극단의 대결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법은 타협의 산물이고 그 타협을 만들어내는 마지막 산실은 국회이다. 정부가 발표한 노동법 개정안도 앞으로 국회에서 다시 조율되어 확정될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타협의 장이 될 국회의 논의과정을 앞두고 유리한 국면 조성을 위해 노사 쌍방이 여러가지 노력을 다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총파업·대체근로자 투입 등 극단적인 대결자세를 취하는 것은 온당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과거 정부의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가 그 법률안을 그대로 추인하는 거수기 노릇을 해 온 전례가 많아, 노사가 이번 정부안을 확정된 노동법처럼 생각하고 극단의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노동법 개정안에 관한 한 국회가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의 타협의 여지는 상존해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여러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집단간의 이해대립은 타협을 통해 조정될 수밖에 없고, 그 이해조정을 통해 사회는 통합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특정집단이 대화와 타협을 퉁해 자신의 이해를 조절해 나가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전부 일거에 관철하려들면 사회의 통합성은 깨지고 종국에는 자신이 안주할 집안마저 무너지고 말것이다. 따라서 노사도 최선을 추구하되 차선에 만족하겠다는 자세로 끝까지 타협에 임해야 한다. 마지막 타협의 장이 될 국회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국회가 여러 사회 집단의 의사를 공정하게 수렴하여 합리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출 때만이 각 집단도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다. 국회는 이해당사자인 노사의 입장에 깊이 귀기울이되 다른 사회구성원, 예컨대 중간집단의 의견도 수렴하여 합리적인 절충안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언론도 공정한 보도를 통해 사회 각 집단의 의견이 충분히 표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본시 시끄러운 것이다. 그 시끄러움 속에서 자율적으로 합치의 목소리를 추출해 나가는데 민주주의의 묘미가 있다. 국회에서도 민주적 토론의 장이 열려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원 스스로가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논의를 거쳐 만들어지는 법 개정이라면 노사도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그 법에 순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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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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