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 첫날인 20일 동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당 1,415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14.84%(210원) 떨어진 1,205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회사채 채무 등 55%는 출자전환하고 45%는 2023년까지 7~25%씩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부채를 주식으로 바꾼 동양의 출자전환 주식이 이날 상장돼 거래됐다. 동양의 주식은 2대1 감자, 유상증자, 5대1 감자를 통해 보통주 기준 2억3,400만여주가 됐다. 출자 전환된 주식은 주당 2,500원에 상장됐다.
단기적으로 보호예수도 없이 주식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다음주에도 주가 급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정 받은 주식 가격의 절반 정도로 시세가 형성되면서 이미 피해자들은 절반의 손해를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를 감내하고 주식을 팔아야 할지, 동양의 회생을 기다리며 주식을 들고 있어야 할지 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니다.
서원일 동양채권자협의회 대표는 "동양증권(003470) 쪽에서 채권자들에게 주가가 연속으로 하한가로 갈 가능성이 높아 600~700원 정도에 팔아줄 테니 선입고할 생각이 있느냐는 전화가 오고 있어 피해자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동양매직과 동양파워의 매각으로 동양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피해자들 사이에서 호가를 낮추는 매도는 자제하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 고민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식을 가지고 있다가 동양이 본래의 매출액 수준을 회복할 때, 혹은 동양매직이나 동양파워 등을 매각해 재무구조가 개선될 때 내다파는 것도 고민해 볼 수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동양이 회생 과정으로 들어가 비용이 늘어날 수는 없고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순자산가치가 상승하면 주가 방어가 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 등 수익가치가 동양 사태 이전으로 회복돼야 피해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동양매직·동양파워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면 단기적으로는 매각 자금이 들어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 두 업체는 동양의 주요 매출액이 발생하는 곳이라서 매출 부분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두 업체를 팔면 시멘트 사업 정도가 주요 사업으로 남는데 건설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이 부분에서도 매출이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