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인은 대한민국 정부, 법률상 대표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다.
헌재 관계자는 “오늘 오전 11시 57분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와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신청이 헌재에 정식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1988년 헌법재판소가 창설된 이후 첫 사례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건’을 심의·의결했다.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청구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고, 이후 헌재에 해산심판 청구안이 접수됐다.
현행 헌법은 정당해산심판의 제소권자를 정부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미국을 방문 중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5일 저녁 귀국하면 조만간 재판관 회의를 열어 주심 재판관을 정해 사건을 배당할 예정이다.
통상 일반 사건은 추첨기를 통해 무작위로 주심 재판관이 결정된다. 하지만 헌재는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박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통해 주심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심 재판관이 정해지면 헌재는 헌법과 법률 검토를 거쳐 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정당해산 심판 사건 심리는 구두변론을 거쳐 정부와 진보당 측에서 제출하는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 뒤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을 경우 정당해산을 결정할 수 있다.
헌재는 최종 선고 이전이라도 정부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진보당 활동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법 38조(심판기간)는 ‘심판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80일 규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규정이 아니라 훈시규정이어서 심판 기간을 초과해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헌재는 사건처리가 지연될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에 중대한 손실이 예상되거나 사회 전체의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 이해관계인이 다수 관련돼 있거나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경우 등 내부기준에 따라 적시처리 사건을 선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번 정당해산 심판청구의 적시처리 선정 여부 역시 박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