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弱달러,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유럽ㆍ日 수출경쟁력 약화ㆍ경기부진 우려<br>美도 대외부채부담 가중 금융위기 올수도

급격한 달러약세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달러약세로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유럽과 일본의 해외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고, 미국도 달러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확보보다는 대외부채부담이 더욱 가중돼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은 달러가치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강한 달러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달러약세를 묵인하면서 6,000억달러에 이르는 경상적자를 줄이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3개월내 달러가치는 98엔까지 떨어질 수 있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1.3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도 앞으로 1년간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1.34달러, 엔화에 비해서는 99엔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모리스 옵스펠드 분석가는 “경상적자 부담이 완화되더라도 달러가치는 20% 남짓 더 떨어질 것”이라며 “저축률 증가와 적절한 통화정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달러화는 4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까지 예상했다. 이처럼 미국이 강한 달러를 천명하면서도 점진적인 달러하락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유로존과 일본 등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경기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12개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2분기의 0.5%를 크게 밑돌았으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4%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럽위원회는 4분기 성장률을 당초 0.3~0.7%에서 0.2~0.6%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고유가에다 유로화 강세가 겹치면서 3ㆍ4분기에 0.1%의 성장률에 그치는 등 올들어 3ㆍ4분기까지 1.4%의 성장률을 기록, 정부가 당초 예상한 올해 2.5%의 성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도 지금은 탄탄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달러약세로 대외부채 부담가중,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압박을 받는 등 금융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GDP의 23%를 차지하는 미국의 대외부채가 달러약세로 2020년까지 60%로 늘 것”이라며 미국이 만성적인 채무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달러가치 하락이 지속될 경우 “미국이 5년 이내에 통화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75%나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