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수출비상...돌파구는 있다] 3. 대통령은 최고의 세일즈맨

주식회사 한국…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자.(3)「우리나라 최고의 세일즈맨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지난 6월초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APEC) 투자박람회는 국가 최고통치자 및 행정책임자, 외교사절들의 「세일즈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 APEC투자박람회 성공의 이면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각국에 파견돼 있는 우리나라 외교사절들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金대통령은 박람회가 개최되기 직전까지 무려 3,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의 굵직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필 서명이 들어간 초청장을 발송했다. 동시에 미국 및 유럽지역에 파견된 우리나라 대사나 공관원들도 주요 바이어를 직접 방문해 박람회 참가를 요청, 관심 밖이던 해외투자자들을 국내로 불러들일수 있었다. 이같은 사례는 외국에서는 당연시 하고 있다. 지난 93년 우리나라의 경부고속철도 사업을 둘러싸고 프랑스의 TGV와 독일의 ICE가 막바지 경합을 벌일 때 미테랑 前프랑스대통령이 펼쳐낸 세일즈 외교 역시 대통령 및 행정부 최고 책임자들의 세일즈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단일 수주 금액 10조7,400억원(초기 책정된 사업비) 규모인 경부고속철도사업 최종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헬무트 콜 前독일수상이 그해 3월, 미테랑 前대통령이 그해 7월에 각각 방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하지만 미테랑 前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면서 TGV가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무역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전쟁으로 비유할 때 기업 차원의 수출 촉진 노력이 소규모 국지전이라면 대통령 등 행정부 최고책임자들이 펼치는 세일즈 외교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인천상륙 작전과 같은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준다』며 『우리나라 역시 국가 수반을 중심으로 한 세일즈 외교력 강화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에 파견돼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외교사절은 물론 루마니아, 터키, 멕시코 등 여타 국가의 외교사절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가 바로 통상업무 강화 등 세일즈 외교』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한미국 대사관 내에는 통상관련만 100여명의 인력이 배치돼 한국의 거래 정보를 수집, 체계적으로 정리해 본국에 보고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통상 정보가 크게는 미국의 대한(對韓)통상 압박수단으로 활용되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크고작은 각종 국책사업등에 미국기업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올들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나 한국무역대리점협회, 종합상사 및 주요 기업들에 주한 외교사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방문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세일즈 외교 정신 때문이다. 황두연(黃斗淵) KOTRA 사장은 『하루 평균 2~3명의 주한 외교사절들이 거의 매일 방문, 자국과의 교역을 확대해줄 것 등을 요청하고 있다』며 『이들은 직접적인 교역 확대 효과 외에도 자국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 요구, 한국의 투자여건 자료 요청 등에 이르기 까지 통상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관리나 해외 공관원들은 아직 세일즈 외교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최근 정부의 무역사절단 일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던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 파견된 공관원들의 마인드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세일즈 외교활동 자체를 업무외 귀찮은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실토했다. 무역전문가들은 『갈수록 거세지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등을 피하고 수출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공무원이 세일즈 외교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기 기자 KKIM@/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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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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