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6자 재개 새 카드 내놓나" 촉각

위성락·리용호, 21일 베이징서 2차 남북 비핵화 회담<br>7월 이후 두달 만에 다시 만나<br>北, 입장변화 여지 수차례 보여<br>한·미도 '전략적 유연성' 제스처

위성락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21일 베이징(北京) 회동에서 6자회담 재개의 실마리가 찾아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말 이후 두달여 만에 남북이 마주한 자리에서 북한이 내놓을 새로운 카드가 무엇인지가 이번 회동의 초점이다. 회담 전 분위기는 일단 고무적이다. 우선 한미 양국이 최근 대북전략의 유연성을 대폭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북한 역시 남북관계와 6자회담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새 카드'가 관전 포인트=제2차 남북 비핵화회담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하루 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교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남북 대표는 7월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차 남북회담 이후 꼭 두 달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게 됐다. 1차 회담이 서로의 속내를 확인하는 탐색전 형태를 띠었다면 이번 2차 회담은 양측이 새로운 카드를 슬쩍 내비치면서 이견을 좁혀보려는 전초전의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이 제시할 새 카드가 무엇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1차 회담 이후 남북은 각각 중국과 러시아ㆍ미국 등 핵심 주변국들과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긴밀히 의견조율을 해왔고 이 과정에서 북한은 태도변화의 여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라는 기존 원칙 표명과 함께 "대량살상무기(WMD) 실험을 잠정 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따라 이번 2차 회담에서 북한의 의중파악과 함께 새 카드를 받아볼 만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한으로부터) 사전조치에 대한 사인(sign)이나 언급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이번 대화와 대화 외적 과정이 끊임없이 오가는 과정에서 변화의 단초가 잡힐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발휘될지도 관심=한미 양측도 최근 대북 담당 채널의 인사교체를 통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놓은 상태다. 우리 측은 대북 강경론자인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을 상대적 유화론자인 류우익 장관으로 교체했다. 류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제공할 만한 인물로 꼽힌다. 실제 그는 취임하자마자 7대 종단 대표의 평양방문을 허용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비핵화 부분의 외교통상부와 나머지 대북정책 총괄의 통일부라는 투트랙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책의 유기성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우리 정부의 대북전략 유연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보폭이 넓어진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대표적 '북한통'으로 꼽히는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의 인준안이 최근 상원 본회의를 통과해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셔먼 차관 역시 미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대북 유화파'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대북정책에서 유연한 제스처를 강조하는 인물이다. 1차 남북회담 이후 북미 고위급대화가 곧바로 개최된 전례에 따라 이번 2차 남북회담 후 북미채널이 또 한번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보다 유연해진 한미 양측의 대북전략이 이번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첫 실험무대로 삼을 수 있다. 이번 2차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묘안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밖에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비핵화회담 직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설 계획인데 이때 남북관계에 대한 전향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큰 성과 없이 형식상 대화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번에 한미일 측이 주장하는 사전조치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다면 우리로서는 부담스럽다"며 "비핵화 진전이 금세 되는 것은 아닌 만큼 기대치를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