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한국경제 고유가가 최대 변수"

한경연 성장률 수정 가능성 시사

올 하반기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기관별로 `시각차'가 존재했지만 고유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모아졌다. 하반기 5% 성장률을 점쳤던 한국경제연구원이 고유가 지속을 전제로 목표치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경제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 증가율도 `정점'을 지나 둔화세에 접어들었으며 구조조정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지적이 제기됐다. 한국CEO 포럼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전망', `한국 기업 전략의 모색'을 주제로 제4회 CEO 콘퍼런스를 가졌다. ◆`한국 경제 유가가 최대 변수' =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하반기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하면서도 고유가 지속시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당초 목표치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올들어 소비가 꾸준히 개선, 내수의 역할이 커지면서 한국경제가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전망은 낙관적"이라며 "미국, 중국, 일본 등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개국의 경제도 비교적 괜찮은 상태"라고 밝혔다. 허 연구위원은 "소비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의 3.2%보다는 높은 5% 수준은 기록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기본 입장"고 내다봤다. 그는 "일각에서 일본식 불황 재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은 11% 수준인데 반해 한국은 37%나 되기 때문에 수출만 악화되지 않는다면 일본의 선례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환율이나 유가 등의 불안요인은 상존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최근 한달사이 가파르게 치솟은 고유가가 복병으로 앞으로도 유가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5% 성장률 전망을 다소 낮춰 잡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기관들은 허 연구원보다 훨씬 더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지난해는 수출 실적이 매우 좋았지만 고유가로 인해 교역 요건이 악화됐고 환율도 지난 7년간의 원화 저평가에서 고평가로 전환됐다"며 "교역조건이 나쁘고 원화가 고평가됐을 때 한국 경제가 좋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전무는 "지난해 4.1%보다 올해는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하반기 최대 변수는 유가로, 유가가 계속 올라가면 세계 경제에도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한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양극화 문제가 풀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기 보다는 국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한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남미보다도 여건이 나빠질 수도 있다"며 "현재의 구조로는 수출이 아무리 잘돼도 고용에는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한국경제는 성장의 질이 떨어지고 성장잠재력도 저하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현재 전체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경제주체가 힘을 합해 해결하는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한국 기업 갈길 멀다' = 김헌수 메릴린치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세계 경제 전망' 주제 발표에서 "미국의 경우 달러 유동성은 줄어들고 금리는 다소 높아질 전망"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한국 수출증가율도 이미 최고점을 지나 둔화세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 성장률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위안화 절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자본재 및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시아에서만 놓고 보더라도 구조조정이 잘 된 수준이 아닌 데다 그 속도도 점점 둔화되고 있다"며 "투자, 여행, 교육 등의 수요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이뤄지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내수가 소폭 늘면서 경제성장률이 약간 상승할 수는 있지만 당분간 질적 측면에서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된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곳은 얼마 안된다"며 "중국을 포함, 소비자 시장이 커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브랜드 강화 전략 구축의 전환점으로 상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력 측면에서도 아직 브랜드 전문 인력 관리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경영진들은 생산, 노무 위주의 인력 및 조직 구조에서 브랜드, 마케팅 위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키우고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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