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첫 금메달은 야구에서 나온다(?)' 30일 오후3시(이하 한국시간) 벌어지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첫 경기인 대만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한국 야구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12월6일 중국전이지만 따로 결승전 없이 풀리그를 펼치는 이번 대회에서 대만과의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12월1일 만나는 일본은 사회인야구 출신들이 주축이므로 대만전 승리는 금메달 예약이나 다름 없다. 프로선수 참가 이후 한국과 대만의 상대전적은 6승6패로 호각세다. 김재박 감독은 여러 차례 '대만전 올인' 전략을 밝혀 왔다. 지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히며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고배를 들었던 김 감독은 "대만전 이후 게임은 없다는 생각이다. 일단 첫 게임을 마친 뒤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도 한국과 똑같은 계산을 하고 있다. 이달 초 벌어진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의 라뉴 베어스가 한국의 삼성 라이온즈를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터라 대표팀간 A매치에서도 한국을 꺾자는 분위기다. 더구나 장치엔밍(요미우리), 궈홍즈(LA 다저스) 등 해외파 투수가 가세하면서 대만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대표팀의 주축 투수인 손민한(롯데)과 유현진(한화), 오승환(삼성) 등은 29일까지 타자들을 상대로 한 시뮬레이션 피칭을 통해 실전 감각을 다듬었다. 김 감독은 선발 등판이 유력한 베테랑 손민한을 비롯해 유현진과 오승환을 대만전에 총동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공격에선 한국이 기동력, 대만이 파워에서 앞선다는 평가. 한국은 연습경기에서 붙박이 1, 2번으로 활약한 이용규(KIA)와 정근우(SK)가 나란히 전진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중심타선의 이병규(전 LG)와 박재홍(SK)도 언제든지 도루가 가능한 '호타준족'이다. 반면 대만은 코나미컵에서 홈런 2개를 친 천진펑과 린즈셩(이상 라뉴 베어스), 장타이산(싱농 불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맹활약한 린웨이추(한신) 등의 장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총 6개국이 풀리그를 치러 순위를 매기는 이번 대회에서는 승률이 같은 팀이 나올 경우 승자승 원칙을 적용한다. 그래도 동률이라면 상대팀간 최소실점, 최다득점, 팀타율 순으로 따진다. 각 팀은 22명으로 제한되며 경기는 승부가 날 때까지 연장전을 벌인다. 7회 이후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