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윗목에도 훈기가

내수 소비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을 정도로 급증했다. 거리에 넘치는 차량과 밀물같은 해외여행, 고가 소비재의 수입폭증 등이 설명하듯 과소비 거품소비가 되레 걱정될 상황이다. 넘쳐나던 재고도 바닥에 이르러 자동차 등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투자도 3월에 이어 4월에 30%나 증가했다. 오히려 과잉 중복투자가 되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공장 가동률과 부동산 경기의 움직임이다. 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의 전국 산업단지 공장가동률이 80%에 진입했다. 지난 97년11월이후 처음으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도 다소 헛수가 있어 보이지만 전국으로 확산되어가는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파트를 중심으로한 분양 열기가 눈에띄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맴돌던 분양 경쟁이 지방도시로까지 옮겨 붙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해소되면서 일부 새아파트 청약은 과열현상을 빚기도 한다는 것이다. 투기바람이 우려되기까지 한다. 이쯤되면 지수와 함께 실물경기도 살아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러나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경계와 정책조화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국내외 돌아가는 사정이 복병처럼 널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사회가 소란하고 민심이 가라앉고 있다. 정치 일정과 맞물려 불안안 심리가 더해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잠복되어 언제 떠오를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더러는 지레 몸살을 앓기도 한다. 이같은 경기회복기에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자만이다. 자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해외 전문가들도 자기만족을 한국이 가장 조심해야 할 병이라고 경고했다. 뭐가 좀 된다 싶으면 자만하며 거들먹 거리고 일이 안풀린다 싶으면 또 실의에 빠져 헤매는 국민특질을 꼬집는 말을 한 두번 들은게 아니다. 경기가 살아날 때 해야 할 일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수출전략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수출만큼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해줄 것은 없기 때문이다. 윗목의 온기를 가열해 줄 것도 수출밖에 없다. 산업자원부는 공장가동률이 호전되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수출에 목을 거는 자세로 총력전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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