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들 '몸집키우기' 신호탄?

중형 J로펌-H로펌 합병 추진<br>"송무서 자문까지 토털서비스 못하면 도태" 위기감<br>정부도 개방대비 대형화 유도추가 입법작업 박차<br>일각 "분야별 전문성등 질적성장 동반돼야" 지적


국내 중형 로펌을 대표하는 J로펌과 H로펌간 합병 논의는 대형화를 위한 국내 로펌들의 이합집산을 예고하는 전초전 성격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장 개방을 앞두고 다양한 법률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다시 인수합병(M&A)이 각광 받을 전망이다. ◇대형화 논의 다시 불붙는다= 지금까지 국내 로펌들은 M&A에 대해 난색을 표해 왔다. 주요 로펌간 M&A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최근 몇 년간은 수익 배분, 파트너 변호사 선정, 조직문화 통합 등의 문제로 자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시장개방 일정이 공식화되고 기업 등 고객들이 자문과 송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원하면서 특정 분야의 전문화로만 살아 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M&A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대형 로펌의 한 대표변호사는 “송무에서 자문까지 모든 분야에서 톱클래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날이 올 것”이라며 로펌의 대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대형 로펌에 비해 인력 등에서 취약한 중형 로펌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각종 난제에도 불구하고 M&A를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J로펌과 H로펌이 합병할 경우 금융ㆍM&A 분야와 송무 분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등 종합병원식 로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변호사 100명 로펌 7번째 탄생할까= 국내 로펌들은 해외 로펌과 비교할 때 규모ㆍ매출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다.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법률시장은 세계 1위 로펌의 한해 매출과 맞먹을 정도이다. 국내 1위 김앤장의 변호사수(308명)는 미국의 초대형 로펌(3,000여 명)의 10분의1 수준으로 ‘조족지혈’이다. 김앤장과 2ㆍ3위 로펌의 변호사 수 격차도 현격하게 벌어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개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라도 국내 로펌들의 대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도 시장개방 대응책으로 로펌의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한 추가 입법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판도 변화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J로펌과 H로펌의 합병이 성공하면 변호사 100명이 넘는 로펌이 7개로 늘어나 다른 중형 로펌들도 본격적인 짝짓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로펌의 대형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재후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대형화가 필요하지만 분야별 전문성 등 질적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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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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