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KAL 파업 피해액 나흘간 1,894억

산업계 안도속 "근본적인 대책 필요"

긴급조정권이라는 극약처방으로 나흘간의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이 일단락되자 산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때와 마찬가지로 노사간 자율적인 교섭에 의한 파업중단이 아닌 정부의 개입에 의한 중단이란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나흘간의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은 당사자인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1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지난 8일부터 나흘간 항공편(화물기 포함) 1,174편 중 61.6%에 이르는 723편이 결항되며 직ㆍ간접적인 피해액은 1,894억원에 이른다. 하루에 473억원이 파업으로 날아간 셈이다. 파업 당사자인 대한항공은 여객 9만8,000여명, 화물 7,130톤의 수송 차질이 발생해 매출손실만도 501억여원에 달한다. 특히 대한항공측은 직접적인 매출손실보다도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조종사파업으로 인한 한국 항공사의 대외신인도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저가 항공사의 출현으로 가뜩이나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번 파업사태로 인해 어렵게 확보한 해외 화물거래선이 이탈하고 국제 환적화물량이 감소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도 수출차질과 여행예약 취소 등 간접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수출업계의 경우 수출물량이 집중되는 연말에 화물기 결항에 따른 휴대전화ㆍ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첨단제품의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며 1,321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관광업계도 겨울방학을 맞아 어학연수ㆍ해외여행을 가려던 승객들의 발이 묶이며 72억여원 가량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불안에 떨었던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단기간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통해 파업을 종료시킨 것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특히 전체 항공 수출물량의 45%를 대한항공에 의존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 파업에 대비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춰왔고 대체항공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대한항공의 파업이 1주일 이상 계속된다면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항공물류 시스템 마련을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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