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차-현대중] 노사관계도 '새옹지마'

현대그룹의 양축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사관계가 새 천년을 맞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두 회사는 지난 87~88년 노조출범 후 해마다 파업홍역을 치렀으나 95년을 고비로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의 경우 95년 해고노동자 분신사건·96년 말~97년 초 노동법개정·98년 대규모 고용조정·99년 임단협 등 최근 5년 연속 파업의 진통을 겪으며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까지 겹쳐 한때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중공업은 94년 임단협 관련 2개월간의 파업을 마지막으로 9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무파업을 이어나가며 98~99년 사상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특히 IMF사태가 터지자 이례적으로 노조위원장과 회사대표가 선박수주를 위해 해외에 함께 나가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여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던 자동차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새해들어 상황이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는 98년 대규모 고용조정으로 1년6개월간 무급휴직을 떠났던 2,000여명의 근로자 중 자연퇴사자를 제외한 1,900여명이 모두 복직했다. 또 올해 8월까지 노사간 고용보장을 약속해놓고 있는데다가 구조조정 등 핵심사안을 협의하는 「노사공동연구위원회」를 지난해 말 상설기구로 발족시켜 대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내수판매가 회복되기 시작, 유휴인력 문제가 완전 해소됨에 따라 고용불안을 둘러싼 분쟁의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 회사관계자는 『98년 고용조정과 관련해 노사모두 엄청난 타격을 받은 탓에 극한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일부부서의 조직개편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6년 만에 무분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중공업은 새해들어 구조조정 문제로 노사간 공조체제에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부실사업장인 중장비사업부 300여명과 한국중공업에 양도키로 한 발전설비부문 400여명의 처리를 둘러싼 마찰. 회사측은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들 직원을 일정기간의 재교육후 전환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나 노조측은 재교육기간이 너무 길어 실효성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 삼호조선소(옛 한라중공업)에 위탁관리에 따라 회사측이 간부 30여명을 전출시키자 현장근로자 2,000~3,000여명의 전출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고용안정을 공약으로 내건 강성후보가 당선된데다가 98년 체결한 노사간 고용보장협정 시한도 끝나 새해부터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태다. 중공업 노조관계자는 『대화를 견지하되 고용불안 문제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며 『회사측이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힘든 협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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