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 "신러시아 위해 모든 것 해야"… 오바마 "외교 해법 확신할 수 없다"

제네바회담 긴장완화 합의 불구 구체적 조치·일정 등 빠져 불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4시간 동안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차르 시대 용어인 '노보로시야(Novorossiya·신러시아)'를 처음 사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말은 18세기 제정 러시아가 지배했던 북부 흑해 지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푸틴의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무장세력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유혈 사태와 관련, "러시아 민족과 친러시아인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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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푸틴이 크림 병합 당시 들었던 '역사적 정당성'에 대한 주장 역시 되풀이했으며 "자경단의 등 뒤에 러시아 군인들이 있었다"며 군 개입 사실을 처음 시인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4자(미·러·EU·우크라)회담 직전에 나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은 4자회담을 통해 △폭력 및 도발 행동 자제 △불법 군사 조직 해체 △관청 및 거리의 불법 점거 해제 △모든 지역과 정치 세력을 포괄하는 범국민 대화 개시 등이 담긴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당초 별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터라 "예상 밖 합의(영국 파이낸셜타임스)"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구체적 조치·일정 등에 대한 논의나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다 회담 직전 TV 연설을 통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개입에 대한 정당성을 역설한 점에 비춰볼 때 '제네바 합의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4자회담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해법이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과 전망은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며 합의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내에 뚜렷한 진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유럽과 대러 추가 제재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재무부 및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이 지난주 월가의 뮤추얼펀드 및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비공개로 만나 "대러 추가 제재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외한 의약품·헬멧·침낭 등의 군사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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