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0대 그룹직원 “혹독한 겨울”

◎상여금 삭감·유보·지급연기 잇따라/일부사 “봉급 제날짜 받을까”걱정도삼성그룹이 창사이래 처음으로 연말 상여금을 삭감지급 한다. 삼성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연말 정기상여금을 당초 계획했던 2백25%(총액기준)에서 1백%로 삭감, 30일까지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장단과 이사대우급 이상 임원진은 연말상여금 전액을 반납키로 했다. 그룹측은 이번 상여금 삭감지급은 경영위기를 타개하고 국민적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사장단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삼성에 국한된게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와 자금난·경제난 등으로 국내굴지의 대기업들마저도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12월 상여금지급을 유보하고나 축소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의 선택은 상여금 지급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 대우는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12월분 급여만 지급하고 상여금은 내년 1월로 늦추기로 했다. 한화도 유통등 일부계열사에 상여금 50%(당초 1백%)를 지급했을 뿐 대부분 계열사에 대해 지급을 유보할 방침이다. 선경 역시 (주)선경, SK텔레콤, SK주식회사 등이 상여금을 지급키로 했지만 다른 계열사의 상여금지급은 내년 1월로 넘길 계획이다. 또 효성·코오롱·동부·쌍룡그룹 등도 『아직 결정하지 못해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고, 현대그룹도 자동차·정공등 일부 계열사에 대해 상여금지급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 그룹직원들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MF한파를 넘기위해 우리사주매입으로 상여금을 대체한 기업도 있다. 한진그룹이 이런 케이스. 대한항공은 직원들에 대한 연말상여금 2백억원상당을 우리사주매입으로 대체했고, 한진해운 육상근무직원들도 상여금만큼 우리사주를 매입했다. 사실상 손에 쥔 상여금은 전혀 없는 셈이다. 부도나 경영위기를 맞고있는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안좋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6월부터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라그룹은 상여금은 커녕 급여지급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같은 사정은 진로·해태그룹 등도 마찬가지. 월급도 제 날짜에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 상여금을 지급할 형편이 못된다. 그나마 행복한 샐러리맨들은 LG와 포철 직원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LG는 회장실과 일부 계열사 임원들만 연말 보너스 2백%를 반납키로 했지만 직원에 대한 정기상여금(1백%)은 예정대로 지급키로 했다. 포철도 정기상여금을 예정대로 지급키로 했다. 다만 지난해는 상여금 1백%에 성과급 1백%를 지급했었으나 올해는 정기상여금 1백%만 지급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30대기업 가운데 연말 상여금을 제대로 지급하는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샐러리맨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연말연시를 맞게됐다』고 말했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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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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