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중·일 무역구조 당분간 유지"

철강·유화등 중간재 산업은 '샌드위치 위기' 현실화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일본에 갈수록 뒤처지고 중국에는 맹추격을 당한다는 ‘샌드위치’ 위기론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현재의 한ㆍ중ㆍ일 3국 간 무역 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철강ㆍ석유화학 등 중간재 산업의 경우 한일 간 기술격차 확대와 한중 간 격차 완화라는 샌드위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7일 ‘한ㆍ중ㆍ일 3국의 생산공정별 분업구조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자본재 산업에서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는 반면 중간재 부문은 중국의 기술추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생산공정별 기술격차를 감안할 때 한ㆍ중ㆍ일 3국 간 무역수지 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3국의 분업구조상 일방적 수출입이 이뤄지는 산업 간 무역은 감소하는 반면 산업 내 무역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한일 간에는 기술 간 격차 해소에서 비롯되는 수평적 산업 내 무역이 큰 폭으로 늘어나 일본 기술 추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현상이라고 KIEP는 풀이했다. 양국 간 수평적 무역은 1996년 4.3%에서 2006년 13.3%로, 수직적 무역은 28.4%에서 37.4%로 각각 높아졌다. 수직적 무역은 양국 간 기술력 차이로 인해 같은 품목을 교역할 때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한중 간 무역에서는 수평적 무역이 3.7%에서 6.0%로 오르는 사이 수직적 무역은 32%에서 39.5%로 높아져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KIEP는 풀이했다. 특히 휴대폰 부품과 자동차 부품 등 자본재 부문은 우리나라의 기술력 향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일 간 자본재의 수평적 무역은 10년 전 1.8%에서 지난해에는 24.6%까지 높아져 일본의 기술 수준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반면 한중 간에는 수평적 무역이 0.7%포인트 오르는 동안 수직적 무역은 36.8%에서 60.6%로 크게 높아져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KIEP는 설명했다. 다만 철강제품과 일부 기계류,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의 경우 우리 기술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간재 부문에서는 한일 간 수직적 분업이 24.9%에서 37.3%로 확대된 반면 한중 간 수평적 분업은 4.7%에서 9.8%로 높아져 기술면에서 일본에 뒤처지고 중국에 쫓기는 전형적인 샌드위치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됐다. 방호경 KIEP 동북아경제협력센터 전문연구원은 “부문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분업 구조로 살펴볼 때 3국 간 기술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대일 무역적자와 대중 무역흑자 구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연구원은 “중간재 부문의 구도 변화는 분명히 경계해야 하지만 한국의 ‘샌드위치’ 위기가 급진전된다는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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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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