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5조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 수주로 올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도 375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올해 수주 목표인 700억달러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현대건설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가 발주한 48억3,674만달러(한화 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푸에르토라크루즈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개선 공사를 현대엔지니어링, 중국의 위슨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수주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공사의 현대건설 지분은 72%인 34억6,939만달러(한화 약 3조5,000억원)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위슨의 지분은 각각 각각 18%, 10%다.
이 공사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동쪽으로 약 250㎞에 위치한 정유공장의 시설 및 설비를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7개월이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지난 2012년 베네수엘라에 처음 진출한 이후 세 번째 수주한 공사다. 현대건설은 2010년 콜롬비아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2012년 베네수엘라 지사, 2013년 우루과이 지사에 이어 올해 초 칠레 지사를 설립하는 등 중남미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중동 중심 시장에서 범위를 넓혀 신흥시장 발굴에 적극 나선 결과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칠레 차카오 교량 공사,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에 이어 이번 수주까지 6월 말 현재 60억달러에 가까운 수주실적을 올렸다.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110억달러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국내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이번 현대건설의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수주를 포함해 총 37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9억달러)보다 21.5%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연간 수주실적 700억달러를 돌파했던 2010년 상반기 수주액(364억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지역별로는 7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쿠웨이트 '클린 퓨얼 정유공장' 등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중동이 247억4,000만달러로 전체 수주의 66%를 차지했다. 중동 지역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131% 급증했다. 아시아에서는 대형 플랜트와 건축공사 수주가 감소해 지난해의 49% 수준인 62억1,000만달러(17%)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남미 지역은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설비사업과 칠레 BHP 복합화력 프로젝트(4억4,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건설이 319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85.2%를 차지했으며 토목 29억8,000만달러(7.9%), 건축 15억9,000만달러(4.2%) 등의 순이었다.
국토부는 현재 계약이 확실한 120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포함해 국내 기업들이 약 1,100억달러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 혹은 준비 중인 만큼 올해 700억달러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리핀·홍콩·싱가포르·스페인 등에 수주지원단을 파견하고 오는 9월 서울에서 '글로벌 인프라협력 컨퍼런스 2014'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라크 내전이 확산될 경우 중동 지역 프로젝트 수주가 차질을 빚을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