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투자은행, 배후 지원 강화해야

일전에 벌어진 한국과 스웨덴과의 친선 축구경기가 2대2로 끝났다. 비록 무승부였지만 한국 팀의 과거와 다른 미드필더의 경기 지배력, 패스의 정확성과 예리함 등이 인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2002년 한ㆍ일월드컵을 연상했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시합 내용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재현됐다면 어떠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골 획득에 연이은 실점에 망연자실해 수비의 문제점을 질타했을 것이다. 최근 정부는 내년에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투자은행 출현을 막아왔던 각종 제도적 제약을 철폐하고 다양한 상품 개발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다. 이제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처럼 투자은행의 진검승부가 앞으로 1~2년 후에는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본선 무대에 앞서 우리 증권회사들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우리는 외국계 투자은행이 각 부문에서 벌이는 다양한 영업 활동과 투자기법의 전문성, 그 결과 얻어가는 엄청난 이익에 놀라 먼저 선진 투자은행이 펼치는 다양한 프런트 영업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듯하다. 이로 인해 이러한 영업 활동을 안정적 이익으로 연결시키는 미들 오피스와 백 오피스의 조직적 뒷받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투자은행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체화시킨 상품 개발이나 거래만으로 부족하다. 이런 영업 활동 배후에 있는 컴플라이언스, 위험 관리, 업무 통제, 관리회계 등 다양한 미들 오피스와 백 오피스의 조직적 뒷받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을 영업과 조직적으로 연결하는 경영진의 체계적 전략을 봐야 한다. 감독 없이 공격수 몇몇 개인기에 의존한 영업 활동은 동네 ‘뻥 차기’ 축구와 무엇이 다른가.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 직원들과의 회의가 있어 참석자들에게 최근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회사가 미들 오피스와 백 오피스에 자원 배분을 꺼리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이구동성으로 돌아온 대답은 투자 대상과 거래기법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위험 관리 차원에서 경영진들이 미들ㆍ백 오피스 분야에 더 많은 자원과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공격력만 화려해서는 남이 보기에 좋을지 몰라도 기업 세계에서는 실속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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