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애플, 장외전도 후끈

애플 긴급 제재 요청 기각 이어<br>삼성, 증인과 법정 사전 답사 논란

미국 특허소송의 승기를 잡으려는 삼성전자와 애플의'장외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긴급 제재안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가 기각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증인과 함께 법정을 사전 답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현지시각) 독일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패튼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증인으로 채택한 후보 5명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1호법정을 찾았다. 3일로 예정된 세 번째 본안소송 심리를 앞두고 미리 증인들에게 법정의 구조와 배치 등을 숙지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날 법원에는 삼성전자 측 크리스토퍼 스트레치 변호사 등 변호인 3명과 통역 2명도 동행했으며 약 10분 동안 법정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소송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번 재판이 열리기 전 삼성전자와 애플은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을 하기 전에 미리 법정을 방문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항의가 계속되자 루시 고 북부지법 판사가 나서 삼성전자에게 즉각 해명을 요청했고 삼성전자는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 스트레치 변호사는 "재판이 열리지 않을 때 법원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법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법정 안에 있던 장비를 건드리지도 않았고 사진도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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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주에도 법원이 공개를 금지한 아이폰 관련 증거자료를 언론에 유출해 재판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어 애플도 2일 삼성전자가 소송자료를 법원의 허락 없이 배포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긴급 제재안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애플의 주장이 과도하다는 점을 고려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 초반에 최대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 연이어 법정 밖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상대의 약점을 확보하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포스패튼츠의 운영자인 플로리안 뮐러는 "삼성전자는 증인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법원을 찾은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법정에 별다른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하지만 자꾸 규칙을 어기면 재판부에 의구심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삼성전자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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