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산업 육성을 위해 근로소득세 면세점 상향조정과 수출입은행의 여신한도 확대 등 정부 지원책이 마련된다.
21일 건설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국내건설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금융ㆍ세제지원책이 수립된다. 이번 지원책은
▲해외건설근로자 면세점 상향조정
▲이란 등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한도 상향조정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확대
▲민간기업의 해외건설시장 조사비용 지원확대 등을 포함하게 된다.
이들 지원책이 시행될 경우 국내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공사 입찰기회가 늘고, 입찰참여시 가격경쟁력 등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신한도 상향조정 될 듯=이란 등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한도 상향조정은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수은은 국가별 위험도에 따라 A~E의 등급을 매겨 여신한도를 정하고 있는데 이란에 대한 여신한도는 20억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이란에서 조만간 발주될 예정인 공사만 해도 사우스파15~16단계공사와 테헤란지하철건설사업 등 3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도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교부와 수은은 이란에 대한 여신한도를 상향조정하거나 별도의 승인을 통해 일시적인 추가 여신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은의 자본금을 늘려 여신가능 총액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은은 자본금(현재 약 3조원) 대비 5배 이내에서만 여신을 할 수 있어 총 여신한도가 15조원에 불과해 건설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들의 해외진출 활성화에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근소세 면세, 수주경쟁력 향상 효과 기대=근소세 면세점 상향조정을 통한 건설사들의 인건비 부담 경감방안은 건설사의 해외건설 입찰단가를 낮춰 수주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며, 그 수혜대상 근로자는 5,000여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영국 등은 해외근로소득에 대해 100%를 면세혜택을 주고 있지만 국내는 공제상한선이 월 급여의 150만원으로 제한돼 있어 면세점을 200~300만원선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근소세 면세점 상향조정 방안은 재정경제부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면세범위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DCF자금 확충 및 집행절차 개선 시급=EDCF기금 지원확대는 국내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수주를 가장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EDCF 운용규모는 7,000억원(올 기준)에 불과하며, 그나마 건설분야에 배당된 것은 2,000억원에 그쳐 일본의 1/5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내년도 예산책정시 EDCF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금 규모 확대와 함께 기금 승인ㆍ집행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해야 실효성이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현재 기금 지원신청 후 승인을 얻는데 1~2년이 걸리고 실제 기금이 집행되기까지는 3년 정도 걸리고 있다. 기금 지원을 신청해도 실제로 돈이 운용되기까지는 2~5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1~2년 사이에 대규모 건설사업이 쏟아질 중동특수를 노리기에는 시차가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2002년말 EDCF 승인누계액은 1조가 넘지만 실제로 자금이 집행돼 그 수혜를 받은 프로젝트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며 “기금 집행의 실무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부지원책도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