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日 증권업계의 교훈

한ㆍ일 주식시장의 동조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양국의 증시는 환율ㆍ유가 등 국제적인 요인에 크게 좌우되면서 같이 오르고, 같이 떨어지는 모습을 종종 연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도 미국을 보지 말고 일본시장을 주목하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지수 움직임뿐 아니라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개인투자자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일본투신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9.19%이던 개인투자자들의 비율은 2001년 7.43%, 2002년에는 5.74%까지 떨어진 후 2003년 8.41%, 2004년 8.64%, 2005년(9월 기준) 9.75%로 늘었다. 국내에서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시장을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를 상대하는 양국 증권 업계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일본은 2002년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외면이 심화되자 그 원인을 찾아나섰고 주식시장의 불투명한 전망과 더불어 증권산업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때부터 다양한 대책이 마련됐다. 2002년 애널리스트 규정을 만들어 증권사가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보고서가 미리 새나가는 일이 없도록 자체 감독 시스템을 철저히 하고 애널리스트가 어떠한 이유로도 투자은행 관계자와 미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셀러리맨 펀드로 유명한 사와카미 펀드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산운용 업계도 좀더 고객들에게 다가서려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이 시장의 턴어라운드와 겹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내 증권 업계는 갈 길이 멀다. 최근 국내 유수의 한 증권사는 1,200억원대 수준이던 자사의 주식 운용 규모를 800억원대로 대폭 줄였다. 올해 주식시장은 지난해와 달리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올 시장에 대해 ‘가치 재평가 과정 지속에 따른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부정적인 보고서를 쓸 때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고충을 안고 있다. 당장의 매매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증권 업계 스스로 신뢰보다 불신을 쌓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시장이 떨어지더라도 당당히 투자자 앞에 설 수 있는 증권 업계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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