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라크 내달말 주권인수 "원유 얼마나 증산할까"

생산·수출늘려 수급불안해소·값안정 기대<BR> 해외자본 유치위해 치안확보가 최대 관건

연합군의 이라크 주권 이양이 한달 앞으로 다가 오면서 ‘석유주권’을 갖게 된 이라크가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달 말 연합군으로부터 주권을 넘겨받으면 이라크 임시정부는 석유산업 관리권을 갖게 된다. 걸프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이라크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라크의 석유판매대금은 연합군이 관리하는 이라크개발기금에 적립돼 왔다. 수입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해야 하는 이라크 임시정부는 원유생산 및 수출을 최대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원유의 국제적 수급불안이 상당부분 해소돼 유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산유량 얼마나 느나 = 현재 이라크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240만배럴 정도다. 이브라힘 바 알-울룸 이라크 석유장관은 금년말까지 하루 산유량을 300만배럴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는 걸프전 후 13년간 계속된 UN의 경제제재로 석유시설이 낙후되고, 그나마도 전쟁과 테러로 상당부분 파괴된 상태기 때문에 생산량을 급속히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0년 걸프전 발발직전 이라크는 하루 3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OPEC2위의 산유국이었다. 당시 이라크는 서부 사막지역의 유전을 개발해 2010년까지 산유량을 하루 600만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 계획은 두 차례의 전쟁으로 물거품이 됐지만 이라크의 주권회복과 함께 석유자원개발움직임이 다시 일 전망이다. 현지 관리들은 확인되지 않은 매장량을 합하면 이라크의 원유매장량은 3,000억배럴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이 막대한 석유자원을 외국자본을 끌어 개발함으로써 석유강국의 지위를 되찾고 국가재건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문제는 치안상황 = 연합군임시행정처(CPA)는 이라크의 석유산업을 전쟁전의 상태로 복구하는 데 9개월이 걸리며 11억4,000만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라크내 주요 석유시설의 복구작업은 이라크인 노동자들의 태업과 테러위협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5월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의 송유관 공격은 100차례가 넘는다. 또 지난달에는 남부 바스라항의 석유수출시설에 폭탄테러가 가해지기도 했다. 이라크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지자 복구사업을 담당할 자본과 기술을 갖고 있는 외국기업들이 이라크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이라크 석유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라크에서 폭력사태가 잇따르면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상담을 위해 석유성을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개발된 석유자원이 많이 남아있는 이라크가 보안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우디를 능가하는 산유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라크 임시정부가 내부 혼란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는가가 이라크 석유산업 미래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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