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평범한 샐러리맨서 6,000억대 부자로

골프존 김영찬 대표

20일 오전 한국거래소(KRX) 로비에서는 골프존의 코스닥시장 상장 기념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골프존이 올해 새롭게 출시한 골프 시뮬레이션 ‘리얼’이 설치돼 있어 누가 봐도 골프존이 상장한다는 걸 짐작하게 했다. 잠시 후 김영찬(사진) 골프존 대표가 나와 7번 아이언 골프채를 힘있게 휘둘렀고 ‘딱’소리와 함께 골프공이 날아가는 순간 주변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김 대표의 시타는 골프존의 상장을 축하함과 동시에 새로운 주식 거부(巨富)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김 대표와 그의 아들 원일씨의 골프존 보유주식수는 각각 197만6,838주와 547만3,710주. 이들 부자의 지분은 전체의 60.65%에 달한다. 이날 골프존의 종가 8만5,5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김 대표의 주식 평가액은 1,690억원, 원일씨는 4,680억원으로 부자(父子) 지분을 합치면 무려 6,370억 원에 달한다. 이날 골프존이 시초가에 비해 9% 이상 하락하기는 했지만 우리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11만4,000원)를 고려하면 김 대표 부자의 지분가치가 더 늘어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대표의 성공이 더욱 빛을 발하는 건 주식부자이기 이전에 평범한 월급쟁이가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의 대표가 된 성공 스토리 때문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김 대표는 1979년 삼성전자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뒤 15년간 일하며 사업부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만의 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 1993년 퇴직, 음성사서함 서비스업체 ‘영밴’을 차렸으나 사업 여건이 만만치 않자 새로운 아이템을 찾게 됐다. 이 때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와 2000년 당시 키워드로 떠오른 정보통신ㆍ인터넷을 결합했고 그 결과가 2000년 5월 골프존 창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골프존의 시작은 모든 직원 5명의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설립 10년 만에 국내시장 점유율 84%에 달하는 업계 1위 기업이자 2010년 기준 매출액 1,843억원, 영업이익 623억원을 올리는 탄탄한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김 대표의 지난 10년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뮬레이션 기계의 핵심이 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국내는 물론 국외업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상장 준비 과정에서는 골프존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일부에서 골프 시뮬레이터 사업이 이미 한계점에 도달한 만큼 상장 이후 신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지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김 대표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이미 5년 전부터 준비 작업을 해왔고 네트워크 서비스나 해외진출에서 그 성과가 나타나는 만큼 단순한 스크린골프 업체로 봐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실제 골프존은 현재 전체 매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골프시뮬레이터부문이 3~5년 뒤 30~40%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과 캐나다 등 해외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