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 계동사옥, 현대사옥 맞아?

지상 14개층 중 절반 가량만 사용…나머지 절반 외부인 입주

현대가(家) 계열사들이 떠난 계동 현대사옥의 빈자리를 외부 기관 및 업체들이 속속 채우고 있어 현대가를 상징했던 계동사옥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해양수산부가 현대 계동사옥 8-10층에 새 둥지를 마련한데 이어 현대모비스가 사용했던 4-6층 및 7층 일부에 부패방지위원회, 씨티은행, 러시아항공 등이 잇따라 입주할 예정이다. 부방위는 오는 6월부터 본관 6층 및 7층 일부를 사용하기로 했으며 씨티은행은 4층과 11층에, 러시아항공은 7층에 각각 들어오기로 했다. 특히 해수부가 이전하면서 사옥 앞 `現代' 상징석이 있던 자리에 `해양수산부'라는 글자가 새긴 머릿돌이 세워져 처음 보는 이들은 이 건물이 현대사옥인지를 알수 없을 정도다. 지난 83년 5월 계동 사옥 준공과 함께 세워졌던 `現代(현대)' 상징석은 앞면의 `現代'라는 글자와 함께 뒷면에는 그룹 모태였던 현대건설의 역사가 간략하게 새겨있었는데 지난 2002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로부터 본관을 접수하면서 치워졌다. 부방위 등이 임대하기로 한 4-6층은 현대모비스가 사용했지만 현대모비스는 5층의 환경사업부 등 일부를 제외한 핵심 주력사업본부 700여명의 인력을 지난 1월 강남구 역삼동 로담코빌딩으로 옮겼다. 해수부가 입주한 8-10층은 현대화재해상이 사용했던 곳으로 현대화재해상은 광화문 사옥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서 계동 사무실을 비웠고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 로템이 9층을 잠시 사용하기도 했지만 로템 역시 작년 9월 양재동 랜드마크 타워빌딩으로 이사했다. 이밖에 현대하이스코가 작년 10월 역삼동 랜드마크빌딩으로 이사했고 2-3층에있던 현대종합상사도 작년 5월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으로 떠났다. 현재 계동 사옥에 일부라도 남아 있는 현대가 계열사는 1층의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2-3층의 현대.기아차 마케팅팀 및 국내영업본부, 5층의 현대모비스 환경사업부, 12층의 현대아산, 14-15층의 현대중공업 등에 지나지 않으며 이 중 본사가 있는 회사는 현대아산 뿐이다. 결국 현대가 계열사는 계동 사옥 지상 14개층 중 절반 가량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외부인에게 내주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계열사가 떠난 자리를 외부업체가 속속 채우고 있어 계동사옥의 상징적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며 "별다른 간판도 없고 사옥 앞에는 해양수산부의 주춧돌이 있어 처음보는 이들은 이 건물이 현대사옥인지 알기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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