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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맞아 일시 휴전했던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동부지역을 점거한 친러시아 무장시위대가 이번주 초부터 다시 무력충돌을 예고했다.
안드레이 데시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부활절 주말을 맞아 친러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대테러 진압작전을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친러세력이 동부지역 관공서 점거를 풀지 않으면 작전이 재개되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19일 친러세력의 '항복'을 중재할 특사를 도네츠크에 급파했다.
이 같은 압력에도 친러 시위대가 결사항전 방침을 고수하며 양측이 더욱 격렬한 충돌을 빚을 우려도 커졌다.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자체 인민공화국을 선포한 친러 지도자 데니스 푸실린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해산이 먼저"라며 정부 측 요구를 거절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러시아가 속히 이 지역에 개입하기를 바라는 동부 주민들의 분위기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또 다른 동부도시인 슬로뱐스크에서는 인터넷과 우크라이나 방송이 끊기고 러시아 채널만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우크라이나·미국·유럽연합(EU)·러시아 외무장관들이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완화에 합의한 후에도 정부와 친러 세력 간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서방 측과 러시아의 대치도 심화됐다.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제네바 합의에 상응하는 러시아의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경제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AP가 전했다.
러시아는 서방 측의 압박에 거세게 반발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이타르타스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제악화를 원하지 않으며 서방과의 관계회복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협박이 양국 갈등에 따른 보복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서방 측과의 대화창구를 열어놓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타르타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서방의 추가 제재 논의는 러시아 경제를 더욱 뒤흔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계 은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은행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러시아에서 탈출하는 형국이다. 러시아에 71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보유한 도쿄미쓰비시UFJ은행과 49억달러 정도를 가진 스미토모미쓰이은행은 지난 몇주간 러시아와의 거래를 줄이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딜로직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채권 시장도 얼어붙어 올 들어 현재까지 러시아의 채권발행 규모는 총 9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4%로 줄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