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1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 대개혁과 기득권 타파를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오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두 후보는 오전9시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만나 이같이 단일화에 합의했다. 김 후보는 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하되 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부산시와 산하기관 등에서 정무직을 일절 맡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부산 시장 선거는 사실상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의 오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된다. 지난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당시 야권 단일 후보인 김정길 민주당 후보가 44.6%의 지지율을 얻어 허남식 한나라당 후보(55.4%)를 추격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근소한 차이의 접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야권 단일 후보인 오 후보가 부산 지역 여론조사에서 서 후보를 앞서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한 일간지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와 함께 지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41.1%의 지지율로 서 후보(28.4%)를 12.7% 포인트나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야권 후보의 여권 후보 지지율 추월은 지금까지의 부산시장 선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여론의 향방과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초박빙의 접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오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부산 출생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대학 후배인데다 과거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오 후보는 1973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노태우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보좌관을 지낸 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냈다. 특히 그는 지난 2004년과 2006년에 이어 이번에 부산시장 선거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만큼 부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점도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오 후보 캠프는 야권 단일 후보라는 점과 이 같은 개인적인 강점을 앞세워 정파를 초월하고 새누리당 지지세력까지 통합하는 후보임을 강조해 지지율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서 후보 캠프는 조만간 행정개혁과 신공항 건설 등 부문별 전문가로 구성된 선거대책본부를 출범시켜 역전극을 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집권 여당의 후보인 점을 내세우면서 재임 기간 매년 5만개의 일자리 창출로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친박계 4선 의원이라는 점을 앞세워 가덕도 신공항 유치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을 수행하겠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