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15총선] 보수-진보 정치 대립구도 예고

이번 총선에서 가장 의미 있게 보아야 할 대목 중 하나는 민주노동당의 원 내 진출이다. 한국정치에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 노력은 이승만 정부 때부터 있었지만 모두 중도에서 그쳤고 명실상부하게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상 당수 의석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17대 국회활동이나 기업 경영환경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고려대 경제학과 김 균 교수는 “민노당의 원내진출은 그 동안 보수 일변도의 한국정치에 진정한 진보세력이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영세 민노당 선거대책위원장은 민노당 약진의 원인으로 “각 정당이 이분법적인 대결구도 속에서 정쟁과 이미지 정치에 매몰됐는데 민노당은 이에 휩쓸리지 않고 일관되게 민생과 정책의 차별성에 집중하고 기본 지지층 에 접근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7대 국회의 원내활동에 있어 민노당은 정책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소, 교사ㆍ공무원의 정치활동 자유 보장, 이라크 파병 반대 등에 우선적인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천 위원장은 “경기침체ㆍ내수침체ㆍ빈부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고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특히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라는 현 상황에 동의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없다”며 강한 해소의지를 보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임금부담 증가 등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에대해 천 위원장은 “먼저 공공기관이나 정부출연기관 등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개선능력이 있는 대기업ㆍ중소기업들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보정당 진출로 노동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사대립이 격화될 것에 대한 재계의 우려와 관련, 천 위원장은 “오히려 거리의 외침이 원내로 수렴 되면서 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균 고려대 교수는 “진보정당의 진출을 이상하게 볼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 하나의 당연한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기업해야 하는 상 황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노당의 원내진출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은 “이번 민노당의 약진은 민노당의 정책에 대한선호라기 보다 한나라당ㆍ열린우리당 등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민노당이 앞으로 거대정당으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광동 원장은 “한국 사회는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집권가능성이 없는 3당이나 4당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따라서 민노당의 원내진출에 따른 파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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