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몽구회장 소환…국내외서 우려 목소리

검찰이 현대차그룹 비자금 등의 사건과 관련, 24일 정몽구 회장을 소환 조사키로 한 가운데 국내외에서 정 회장 소환 등과 관련한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딜러들은 물론 국내 하청업체 임직원들도 이번 수사에 따른 이미지 추락 등 파급효과로 인해 판매가 줄어들고 딜러망이나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 해외 딜러망 '삐걱'..붕괴 우려 = 23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검찰의 이번수사와 관련해 북미 딜러망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딜러네트워크가 '경고음'을 내며 흔들리고 있다. 미국 현대차딜러협회 스코트 핑크 회장은 최근 협회 모임에서 현대차그룹 사태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금명간 현대차측에 발송키로 했다. 핑크 회장은 모임에서 "현대차 사태가 더 악화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고객들이 비즈니스 외적인 요소로 현대차 구매를 유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싫은 일"이라며 "미국 고객들은 대부분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회사의 제품 구매를꺼려 이번 사태가 판매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상당히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차 플로리다 딜러점의 돈 젠킨스 씨는 "이번 사태로 현대차의 단기적인 판매 감소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심히 걱정된다"며 "지난 5년간판매가 급속히 늘어 최근 딜러점 한 곳을 추가로 열었는 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막대한 투자비를 날리지 않을까 불안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실제 현대차 사태 이후 미국 딜러점에는 사건의 진상을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에서는 해외 경쟁사 딜러들이 현대차 사태 관련기사를 발췌해 고객들에게 보여주며 현대차 구매 포기를 유도하는 등 흑색선전도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의 경우 신분에 불안감을 느낀 직원 몇 명이 사직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신규 임원 채용에도 그동안 접촉해온 타사 출신 임원들이 전직을 꺼려 애를 먹는 등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블룸버그와 캘리포니아 일간지 '더 오클랜드 프레스'(The Oakland Press) 등도 최근 사태와 관련해 "비자금 수사로 현대차의 글로벌 '톱5' 꿈이 좌절될 지도 모른다" "현대.기아차가 경쟁이 심한 미국시장에서 이제 막 입지를 굳혀나가고있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사건은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 국내 협력업체들도 우려 표명 = 국내에서도 현대차 사태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부품공급 협력업체 모임인 현대.기아차협력회(회장 이영섭)는 전국 1천800개 업체 임직원 5만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22일 검찰에 제출했다. 협력업체와 임직원들은 탄원서에서 "협력업체들은 검찰 수사를 겸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영차질이 본격화하고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면서부정적 파급효과가 날로 현실화하고 있으며 심각한 경영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수사 결과,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면 현대.기아차가 진행중이거나 계획중인 국내외 사업에 지대한 혼란과 지연을 초래, 동반투자를 진행하는 협력사들에게 영향이 몇배나 증폭 파급돼 생업의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검찰이 이점을 고려해 수사를 매듭지어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대검 홈페이지 등에도 현대차그룹 수사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게중에는 "수사에 법 논리도 중요하지만 경제논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차가 국민 앞에 사죄하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상황을 고려, 총수부재로 경영활동에 차질이 생겨 국가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관용이 베풀어져야 한다"는 등의 동정론이 일단 우세하다. 하지만 "검은 거래로 거액의 부채를 탕감받고 비자금 조성, 탈세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반성은 고사하고 치부를 가리려고 하청업체 직원들을 이용해 구명 탄원서 서명을 받는다고 하니 너무 어이가 없다" "재벌에게 벌어준 돈은 서민들의 노력분이 분명한 데 비자금으로 활용하나" 등의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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