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막을 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일부 인기 종목에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졌지만 선수단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거둔 결과다.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경제가 잠시 고전하고 있지만 그 저력을 의심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히든챔피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흥시의 아성산업은 히든챔피언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기업이다.
자동차 도장설비용 핵심모듈을 제작하는 이 회사는 해외전시회 한번 참가한 적이 없음에도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실력자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 세계에서 관련 제품을 이 회사처럼 잘 만들 수 있는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성산업의 주요고객사인 듀어코리아는 자동차 도장설비 전문기업인 독일 듀어사의 한국 현지법인이다.
듀어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데 자동차 공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현지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도장 믹싱 룸(Painting Mixing Room) 등 아성산업에서 생산하는 설비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로 공급되고 있다. 수작업에 의존했던 엘보나 T형 같은 복잡한 형태의 파이프도 자동용접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 덕분이다.
더욱이 아성산업은 듀어사의 경쟁업체인 일본 대기사와도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아성산업의 품질경쟁력을 두 회사 모두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경쟁업체에서는 따라오기 힘든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충북 음성의 피아산업은 융합기술로 무장한 히든챔피언이다.
이 회사의 주력상품인 이동식 서가는 문서나 서책 보관용 서가(책장) 하부에 레일을 달아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레버를 돌려 움직이던 방식에서 최근에는 전동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피아산업은 이 이동식 서가에 각종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단순한 철제가구를 최첨단 IT기기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이다.
각종 센서를 장착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한편 양손에 문서를 들었을 때도 간단한 발 터치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핸즈프리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자료를 검색하면 해당 서가가 자동으로 오픈되는 지능형 서가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무엇보다 지하실이나 문서창고 등에 감춰져 있던 이동식 서가를 수려한 디자인과 첨단기능으로 재무장해 일상 곁으로 다가오게 만든 기업이다. 현재 40여건의 산업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면서 국내시장을 평정한 피아산업은 각종 해외전시회에 관련 제품을 출품하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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