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차원 환상세계’ 연다/정보통신 대격변

◎정치·경제·교육·문화·가정에 인터넷열풍/손가락하나로 지구촌 상거래·투표·강의·진료 등 “OK”/재택근무 활성화로 “삶의 필수도구”… 10년후엔 수천억불시장 전망인터넷은 무한히 넓은 백지와 같다. 아무리 그려도 여백이 남는다. 더구나 인터넷이라는 백지는 평면이 아니다. 3차원이다.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인터넷이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한지 불과 몇년만에 사회 모든 곳을 점령해 버렸다. 정치·경제·문화·교육·가정 그 어느 분야도 인터넷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인터넷 자체가 생활이 돼버렸다. 인터넷이 삶의 공간이요, 도구요, 목적이라고 해도 이제 틀린 말이 아니다. 정치에 있어 인터넷은 「전자민주주의의 통로」다. 현재 미국의 경우 7백여개의 가상 정당이 구성돼 있다. 물론 인터넷 때문에 가능하다. 정책발표, 의견수렴, 대정부건의 등 모든 정당활동이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앞으로는 투표도 인터넷으로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국회에 전자민주주의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이들은 국내 최초로 사이버정당(www.cyberparty.co.kr/)을 결성했다. 또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를 비롯 다수의 정치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를 설득하고 있다. 경제에서 인터넷은 「전자상거래의 기반」이다. 지난달 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EC)를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자고 세계 각국에 제안한 뒤 전자상거래는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서비스·금융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이 인터넷에 매장을 마련하고 있다. 심지어는 남대문시장의 전통적인 상인들도 인터넷을 기웃거리고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인터넷 시장은 앞으로 10년 뒤에 수천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임에 틀림없다. 문화의 인터넷은 「다양성과 통합의 극대화」다. 모든 문화는 인터넷이라는 단일 공간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교환, 통합되고 있다. 매체로서의 방송·신문·출판 등은 점차 인터넷에 귀속되면서 고유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또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의 고유문화가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문화, 혹은 인류문화가 창조된다. 이런 세계문화를 「거미줄 문화」(NetCulture)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문화는 결코 획일적이지 않다. 오히려 다양해진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상상을 초월한 문화의 탄생도 가능하다. 교육에 있어 인터넷은 「기회균등의 토대」다. 지역과 빈부격차에 따라 가장 차별이 심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이다. 인터넷은 이런 물리적 장벽을 철폐한다. 어디에서든 국경을 초월해 유명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세계 모든 곳의 자료를 섭렵할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 가상학교들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교육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가정에서 인터넷은 「재택의 완성」이다. 노동·교육·의료·구매·레저 등 집을 떠나야 할 수 있었던 온갖 사회 행위가 방안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집이 곧 직장이요, 학교요, 병원이요, 상점이요, 극장인 셈이다. 미국에서 막 개봉한 영화를 방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자장면도 인터넷으로 시켜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터넷이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사회에 파고드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인류에게 주어진 「또 다른 세상」인 만큼 기존 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폐악도 덩달아 따라온다. 인터넷 카지노에 들어가 하룻밤에 수천달러를 잃은 학생이 나타나고 사기상술이 극성을 부리며 음란물이 동심을 멍들게 한다.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악이 인터넷에서도 존재한다. 인류 스스로 건설한 「또 다른 세상」인 인터넷이 신이 내린 세상을 급격히 대체하고 있으며 그를 유지·발전시킬 모든 책임이 인류에게 숙제로 주어진 것이다.<이균성 기자> ◎왜 인터넷이 인기끄나/상상력과 아이디어의 자유공간/마우스 하나로 세계자료 한눈에/고부가가치­부창조 지름길 인식 왜 인터넷이 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인터넷의 「개방성」을 지적한다.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인종차별도, 남녀노소도, 빈부의 차이도 없다. 인터넷은 사용자에게 이름과 계급이 무엇인지,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사용자에게는 자신의 능력, 특히 정보를 찾아내고 정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인터넷의 이러한 개방성은 사용자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새로 만든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TV와 신문에 광고도 해야하고 근사한 사무실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필요없다. 미국의 한 미대 졸업생은 취직이 안되자 장난삼아 졸업작품을 인터넷에 올렸다. 일주일도 안돼 디자인회사에서 취업 의뢰 전화가 걸려왔다. 인터넷은 사용자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허용한다. 각종 정보, 예를 들어 포르노 사진이나 핵폭탄 제조법까지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비난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자유는 곧 창조성이다. 규제와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무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이용해 생각도 못한 것들을 창조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의 고부가가치화로 이어진다. 인터넷에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극복된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두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물건을 사려면 상점에 가야 한다. 상점이 멀면 자동차나 지하철을 타야 한다. 영업시간이 지나면 아침까지 기다려야 한다. 백화점에 들어서면 제품보다는 북적대는 사람에 먼저 치인다. 그러나 인터넷은 24시간 언제나 개방되어 있다. 인터넷 상점도 마찬가지다. 자기집 안방에 PC만 있으면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인터넷은 「경제적」이다. 인터넷은 두 사람을 직접 연결한다. 중간 상인이 사라진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직접 연결하여 가장 싼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광고도, 복잡한 관리비용도 필요없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라도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발전 역시 인터넷을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PC의 발전은 결정적이다. PC는 짧은 기간동안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됐다. PC 보급대수가 늘어나는 만큼 인터넷 인구는 늘어난다. 또 PC가 펜티엄급으로 바뀌면서 각종 첨단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현실로 바뀌고 있다. PC가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다면 인터넷폰·리얼 오디오·인터넷 방송같은 서비스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인터넷의 「윈도95」라고 할 수 있는 넷스케이프사의 웹브라우저 「네비게이터」는 인터넷을 전문가의 전유물에서 대중 앞으로 끌어내렸다. 예전에는 도스나 유닉스처럼 일일이 명령어를 치며 인터넷을 이용해야 했다. 당연히 전문가들만이 인터넷을 사용했다. 이제 마우스만 누르면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웹방식의 도입으로 인터넷맹조차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쉽고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바뀐 것이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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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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