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국무대 연주 경험 너무 행복해요”

아시아 최고령 교향악단의 하나인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자 새뮤얼 웡)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내한공연을 갖는다. 1986년 이후 17년만의 내한이기도 하지만 이번 공연이 국내 음악팬들에게 특히나 반가운 이유는 최연소 악장으로 화제를 모은 단원이 바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데니스 김(한국명 김진수ㆍ28)이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흥분돼요..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이. 어렸을 때 꿈이 오케스트라 악장이었는데 그 꿈이 이뤄져 연주여행을 다니고, 특히 이번에 고국에서도 연주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난 데니스 김은 한국 공연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2000년과 2001년에 국내 교향악단 등과 협연차 고국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악장 자격으로 홍콩필과 함께 내한하는 것은 처음. 75년생으로 올해 스물 여덟살인 그는 태어나자마자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건너가 줄곧 자랐다. 바이올린은 네 살 때부터 시작해 캐나다 왕립음악원, 미국 커티스음대, 예일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열 네살 때 토론토 필하모닉과 협연을 통해 캐나다 무대에 데뷔했고, 리카르도샤이,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앙드레 프레빈, 사이먼 래틀, 유리 테미르카노프 등 명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한 경험도 갖고 있다. “홍콩필에는 98년에 입단했어요. 친구 졸업식 때문에 뉴욕에 갔었는데 마침 홍콩필 단원 오디션이 있더라구요. 독주자보다는 전문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차여서 당장 응했죠” 부악장으로 입단한 데니스 김은 2년 후인 2000년 역시 오디션을 통해 악장으로 승진했다. 이 오디션에는 홍콩필 단원 3명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온 연주자 200여명이 참가했고, 여기서 선발된 그는 전문적인 직업 오케스트라 가운데 세계 최연소(25세) 악장이라는 타이틀로 주목을 받게 된다. 악장이라는 직책이 단원들을 이끌고 보살피며 때로는 적잖은 카리스마가 요구되는 자리인만큼 연주실력만으로는 안될 텐데 어린 나이가 장애가 되지는 않았을까. “처음 악장이 되고 나서 지휘자와 함께 일부 단원들을 정리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 무대 밖의 일에서는 힘든 점이 많지만 연주하는 데는 전혀 지장 없어요. 부악장으로 일한 경험도 있구요” 무엇보다 젊고 열정적인 홍콩필의 분위기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108년 역사를 가진 단체지만 단원 평균 연령은 30대 초중반으로 아주 젊은 편인데다 89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외국인이다. 2000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새뮤얼 웡의 혁신적인 스타일, 홍콩 정부의 든든한 재정적 후원도 악단의 기량과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데 큰 뒷받침이 됐다. 홍콩필은 18일 부산, 19일 광주, 21일과 22일 서울에서 공연을 가진 후 잠시 본국에 들렀다가 곧바로 또다시 유럽 순회공연길에 오른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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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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