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를 주간사로 선정했다. 발행금액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블록버스터'급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애플은 올해 총 900억달러의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 중이며 지난 9월 말까지 총 679억달러를 투입했다. 여기에 드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애플은 4월에도 12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1,550억달러(약 167조원)의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채권을 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문제다. 현행 미국법에 따르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무기한 과세를 이연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35%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현금성 자산의 88%가 해외에 있는 애플로서는 차라리 채권을 발행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이득인 셈이다.
게다가 출구전략 시행에 들어가는 미국과 달리 추가 부양에 나선 유럽에서는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또한 애플이 유로화 채권을 선택한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로화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1.22% 수준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 대비 1.87%포인트나 낮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 부양의 일환으로 우량 회사채 매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애플 같은 우량회사의 채권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도 불이 붙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유로화 표시 채권은 총 515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