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통일까지 20~30년 소요"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7일 게재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돌파구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통일에 이르는 데는 20~30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또 『중요한 것은 통일이 언제 이뤄지느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북한이 전쟁의 위험을 제거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통일의 목표를 향해 어떻게 노력해가느냐는 데 있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문제와 통일방안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려 회담이 4~5 차례나 무산될 뻔 했었다』고 회고하면서 『회담의 성공은 金위원장이 나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기꺼이 의견을 바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남북한 통일비용과 관련, 『독일의 경우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해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했지만 우리는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에 통일비용이 경제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대통령은 金위원장의 인상에 대한 답변을 통해 『金위원장은 차가운 심성의 이론가라기보다는 감각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며 『옳다고 생각되는 의견을 받아들일 줄 아는 대화가 되는 상대』라고 언급했다.
한편 金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지난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金위원장과 리무진을 같이 타고 백화원 초대소로 갔던 약 50분 동안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
입력시간 2000/07/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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