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은 만에 하나 북한이 도발을 일으킬 경우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벽히 해나간다는데 완전히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차관은 특히 “북한이 과거 내부적으로 불안정성이 증대될 경우 외부의 위협을 고조시켜 내부적인 것을 관리해나가는 경우가 있었다”며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연합방위체제를 확고히 해 대북 억지력을 충분히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현재 한·미 양국 군 사이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정보와 분석평가를 공유하고 있다”며 “만일 사태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진전된다면 한·미 양국이 보강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다만 지금으로서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는데 양국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당장 대북문제와 관련해 결론이나 처방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가진데 이어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담당 보좌관, 제이크 설리번 조 바이든 부통령 선임 외교 보좌관, 마크 리퍼트 현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과 잇따라 회동을 가졌다.
이날 대화에서 양국은 장성택 처형이 초래할 북한 권력 내부 동향과 북핵 비핵화 추진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북한의 내부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김정은이 군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제한된 범위 내에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당장의 도발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2월부터 4월 사이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대응 차원에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 당국자들 가운데 상황관리 차원에서 북한과 대화하자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며 “한·미 양국 모두 지금으로서는 북한과 대화하기가 이르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이 대(對)이란 제재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고 북한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제재 메커니즘을 만들어나가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보고 미국도 중국에 대해 적극적인 설득노력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리더십에 대해 “충동적인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전체주의적이고 독재주의적인 권력의 속성상 장성택이 북·중간 교량역할을 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잘 작동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 과거사문제에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우정의 충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